“중국 파견 북한 노동자 의문사”
2023.11.15

앵커: 중국 단동 피복공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1명이 최근 의문의 사체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의문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국가가 정한 각종 신체검사규정에서 합격하고 파견된 젊은 청년들이 해외에 파견되었다가 밤새 사체로 발견되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중국 료녕성 단동시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1일 “어제 밤 사이에 단동의 한 피복공장에서 북조선 노동자 1명이 급사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 노동자는 37살의 남성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급사한 것으로 알려진 북조선 노동자는 아침에 숙소에서 싸늘한 사체로 발견되었다”면서 “이 노동자는 발견 당시 이미 숨진 상태여서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진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평소 매우 건강하고 쾌활했던 이 남성은 30대 나이에 걸맞게 한 번도 병원을 찾았던 기록이 없다”면서 “그런데 회사에서는 원인불명의 급사로 판명하고 급사에 대한 의료적 진단이나 부검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인근 화장장에서 화장해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회사측은 이 노동자가 급사했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 “평소 질병에 걸려 병원을 다녔거나 사소한 병력이 있다면 주변 노동자들은 달리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숙소에서 밤새 사체로 발견된 노동자를 부검도 하지 않는 데 대해 동료 노동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동시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어제 북조선 노동자들을 고용한 한 피복가공회사에서 30대 청년 노동자가 급사했다”면서 “그런데 회사에서 원인규명도 하지 않고 화장부터 서둘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현지 피복가공회사 실정에 정통한 이 소식통은 “어제 일을 마친 그 청년이 회사 내부에 있는 숙소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것은 오늘(11일) 아침”이라면서 “5년 전에도 이 공장에서 갓 20대를 넘은 여성노동자가 사체로 발견된 적이 있어 동료 노동자들의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5년 전(2019년)에 사망한 북조선 노동자는 20대 초반의 여성”이었다면서 “그가 급사한 후 남겨진 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 여성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일기장이 발견되면서 당시 그의 죽음이 타살(폭행에 의한)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불거지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는 “죽은 여성의 일기장에는 중국에서 생활하며 느낀 솔직한 심경이 적혀 있었다”며 “하지만 그의 일기장에 적혀 있던 ‘대대(김일성, 김정일, 김정은)로 가난한 북조선과 달리 13억 중국 인민의 풍요롭고 자유로운 생활상’이란 문구는 북조선에서는 큰 사상적 문제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회사는 여성노동자의 죽음을 급사로 판정하고 (중국)공안에 조사를 의뢰하거나 병원에서 사망진단서를 받지 않고 화장부터 했다”면서 “이에 동료들은 그가 솔직한 심정으로 일기를 쓴 것이 문제가 되어 타살된 게 아니냐는 의심을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이번에 또 37살의 청년 노동자가 숙소에서 원인불명의 시체로 발견되었다”면서 “회사에서는 이번에도 급사로 처리하고 화장하는 등 사망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어 사인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현지 소식통들은 “사실 북조선 노동자들은 중국의 죄수들보다 더 열악한 처지에 빠져있다”면서 “생산과제를 조금이라도 미달하거나 내부규칙을 어기면 꼼짝없이 외딴 공간에 끌려가 힘센 북조선 관리자(남성)들의 모진 욕설과 무자비한 폭력에 시달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