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에 북한 가르치는 조선학교 내부 들여다보니

워싱턴-박재우 parkja@rfa.org
2024.10.14
재일교포에 북한 가르치는 조선학교 내부 들여다보니 유튜브 채널 골드체인에 올라온 ‘북한인민들의 일본학교에 방문한 사연’ 영상. 조선학교 내부에 김일성, 김정일 부자 초상화가 걸려져 있다.
/골드체인

앵커: 한국의 한 개인방송 유튜버가 일본의 조선학교를 방문해 내부를 들여다보고, 학교 관계자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하는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2일 한국 유튜브 채널 골드체인에 ‘북한인민들의 일본학교에 방문한 사연조선학교’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조선학교는 조총련, 즉 재일본조선인 총련합회 산하 학교로학생들에게 북한말과 문화를 가르치는 교육기관입니다.

 

지난 8월 조총련이 운영하는 일본 조선대 학생들 약 50명이 코로나19 봉쇄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영상에서 일본을 여행 중이라고 밝힌 이 유튜버는 지난 여름 우연히 지도에서 ‘조선학교’를 발견하고 호기심에 이곳을 방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는 학교가 위치한 지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학교 내부 대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한 채 일본 ‘혼슈’ 지역의 조선학교라고 명시했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이 유튜버는 학교 입구에서 교장 선생님과 마주쳤고교장 선생님은 그를 다음 날 열리는 학교 축제에 초대했습니다.

 

다음 날, 이 유튜버는 다시 학교를 찾아 교실과 복도를 자유롭게 둘러보며 학교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교실 벽에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고화장실은 북한식 용어인 ‘위생실’이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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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골드체인의 영상에서 유튜버가 북한식 요리인 지짐을 먹고 있는 장면. /골드체인

 

이 유튜버는 해당 학교의 관계자들, 졸업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북한에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졸업생] 군인은 진짜 상냥해. (그렇게 막 무서운 분위기가 아닌가 보네요?) 우리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 안해요.

 

이들은 재일 조선인들이 민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조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우리 민족의 넋을 안겨주고우리 교육을 시켜주는게 공화국이니까…북한은 다릅니다계속 민족성을 고수하고장학금 주고…그거 없었으면 우린 벌써 일본 사람됐을 거야존심도 없고민족성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일본사람.

 

오후에 열린 학교 축제에서는 북한식 인민가수 공연, 무용태권도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또한 북한식 찌짐(부침개)을 판매하기도 했는데이 유튜버는 직접 맛을 보고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이 유튜버와 대화에서 조선학교의 학생 수가 많이 줄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교장 선생님] 초중급이었는데이제 학생 수가 줄어서몇년 전부터는 초급으로 바뀌었습니다.

 

일본 전역에 한때 100곳이 넘는 학교가 있었던 조선학교는 현재 규모가 줄어 50여 곳에만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 14일 이 유튜버에게 관련 문의를 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습니다.

 

해당 유튜버는 본인의 채널에 10 7일부터 국방의 의무를 지게 됐다’라며 군 복무 중임을 암시했습니다.

 

재일교포 출신 박향수 ‘자유왕래회(Free to Move)’공동대표는 지난달 3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들어 재일교포들 사이에서 조선학교에 진학하는 것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표] (최근까지 자녀들을 조선학교 보냈다는 사람에게 들었습니다고등학교부터 일본 일반 학교를 보냈는데아이들이 ‘나를 지금까지 왜 그런 학교에 입학시켰냐고’ 원망했대요지금은 너무 즐겁다고 하더라고요. (조선학교에는학우들도 적고 가르치는 내용도 소년단 활동에다가 북한 노래밖에 안 가르치고 있고요밖을 둘러보면 BTS 등 한류가 난리인데….

 

조총련계 출신 부모를 둔 아이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조선학교에 진학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금방 실태를 깨닫는다는 겁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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