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로열 패밀리룩] ② 리설주의 우아함VS 김여정의 수수함

워싱턴-박재우 parkja@rfa.org
2024.02.09
[북한 로열 패밀리룩] ② 리설주의 우아함VS 김여정의 수수함 북한관영매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리설주 여사가 백두산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앵커: 정치인들에게 패션은 정체성과 권력을 나타내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북한에서도 예외는 아닌데요. 자유아시아방송은 두 편에 걸쳐 평양 최고위층 여성들의 패션을 심층분석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에 관한 첫번째 보도에 이어 두 번째 보도에서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아내 리설주와 동생 김여정의 패션에 대해 알아봅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두 여성, 리설주 여사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입니다.

 

이들은 북한의 공식 행사나 외교 무대에서 자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곁을 지키며 포착되지만, 역할이 다른 만큼 의상 분위기도 확연히 다릅니다.

 

미국 워싱턴에서 정치인들에게 의상 조언을 제공하는 로렌 로트먼(Lauren A. Rothman)씨는 김 총비서 아내 리설주와 여동생 김여정의 의상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차이가 날까요?

 

리설주 패션은 다른 정상 국가의 영부인들을 모방하고 있고, 여동생 김여정의 패션은 주로 업무복으로 관료 복장이라고 로트먼 씨는 말했습니다.

 

지난달 25일 진행된 로렌 로트먼 조언가의 인터뷰. /RFA Video by 유형준

 

북한의 재클린 케네디, 케이트 미들턴

 

존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아내였던 재클린 케네디 여사는 영부인 스타일 패션의 대표격입니다. 영국 왕실의 왕세자비인 케이트 미들턴도 우아함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로트먼 씨는 리설주의 패션이 이들을 연상시킨다면서 이미 북한에서 리설주는 이들 같은 존재일지 모른다고 평가했습니다.

 

로트먼 씨: 이 의상은 맞춤형이고, 전통적으로 보이네요. 심지어 단아함이 느껴집니다. 높은 부츠를 신고 눈과 개울가에서 찍힌 이 사진은 그녀를 북한 패션의 상징으로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리설주는 패션을 통해 정치적 존재감은 덜고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드러내는 어머니 또 아내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 리설주.jpg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리설주 여사와 김정숙 여사의 모습. /연합뉴스

 

로트먼 씨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숙 여사와 찍힌 사진을 보면서 이 복숭아색 의상을 입은 모습에선 단아함이(Sweetness) 보인다라며 동시에 클러치백 즉 작은 손가방과 구두와도 잘 어울리게 구성했다고 말했습니다.

 

클러치백은 멜 수 있는 끈이나 들 수 있는 손잡이가 없는 형태의 가방을 말합니다.

 

이 의상들은 모두 맞춤 제작으로 보여 대중 앞에 선보이기 위해 상당히 신경을 썼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3 리설주.jpg
지난해 2월 개최된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행사에서 포착된 리설주 여사의 미사일 목걸이.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RFA는 리설주 여사가 지난해 2월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행사에서 착용한 화성 17형 모형으로 보이는 미사일 목걸이에 대해서 질문했습니다.

 

로트먼 씨는 “장신구 착용은 ‘진정성’을 의미한다”라며 누구에게 선물을 받았든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만든 것인지 관계없이 그녀가 이와 관련된 정치적인 지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설명했습니다.

 

 

4 김여정 (1).jpg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머리띠를 하고 사진을 찍은 모습.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김여정의 오피스룩 그리고 머리띠

 

김여정은 패션을 통해 정치의 일선에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로트먼 씨: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여동생이 자신의 양복 상의를 정말 사랑한다는 것인데, 이 양복 상의는 간부로서 존재감을 잘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로트먼 씨는 리설주의 클러치백과 다르게 김여정은 공간이 넉넉한 가방을 지니고 있고, 주머니가 달린 의상을 자주 입어 실용적인 패션을 선호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여정이 대부분 어두운 색의 옷을 입는 것에 대해서도 하루 종일 일하는 이들에게 매우 적합하다라며 밝은색을 입으면 먼지가 묻을지 음식이 묻을지 걱정하게 되는데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있다면) 검은색 옷을 입는 게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방남한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했는데, 당시 드물게 흰색 옷을 입은 모습이었습니다.

5 김여정.jpg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예술단 공연을 함께 관람한 장면.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이에 대해서 로트먼 씨는 “흰색 재킷을 입는다면 여성으로서 두드러질 수 있는 방법”이라며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 흰색은 평화와 평온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수한 옷차림을 하는 김여정이 유일하게 즐겨 착용하는 장신구가 있는데 바로 머리띠입니다.

 

로트먼 씨에 따르면 이 머리띠는 패션 용어로 ‘하프 업, 하프 다운’이라고 불리는 머리띠입니다.

 

하프 업, 하프 다운 머리띠는 머리카락의 절반을 꾸며서 고정시키고 나머지 절반은 자유롭게 내려뜨려 주는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수수한 패션을 추구하는 김여정이 패션을 즐기고 있다는 속마음을 드러냈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로트먼 씨: 저는 머리띠가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그녀가 평소에 입는 의상에서 잘 나타내진 않고 있지만 패션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합니다. 또 이 머리띠에 어떠한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이들의 패션은 단지 외적인 아름다움의 표현이 아니라, 정치적 도구로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리설주 여사의 단아한 스타일은 국제 무대에 부드러운 이미지를 전하려는 노력으로 보이며, 김여정 부부장의 오피스룩은 그의 정치적 역할과 활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