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시안게임 전후 탈북민 620명 북송”
2023.10.24

앵커: 중국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후 3차례에 걸쳐 620여명의 탈북민을 강제 북송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24일 서울에서 개최한 ‘재중 탈북민 강제북송 정부와 국제사회 어떻게 해야 하나?’ 긴급 토론회.
발표에 나선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이영환 대표는 “2000년대 중반 만난 이후 가장 신뢰해온 탈북민 지원 활동가로부터 확보한 정보”라며 “중국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후로 3회에 걸쳐 총 620여명의 탈북민을 강제북송했다고 전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 직후인 9일 500여명의 탈북민을 강제북송하기 앞서 8월 29일, 9월 18일에도 각각 80여명, 40여명의 탈북민을 북송했다는 것입니다.
이 대표는 아시안게임 개막 전 이뤄진 2차례 강제북송은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 경로로 중국 관광버스를 통해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표는 아시안게임 폐막 직후 9일 강제북송된 탈북민 500여명은 대부분 코로나 기간 중 체포됐고 여성이 대부분이며 이중에는 국군포로가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현재 중국 교도소들에 남아있는 북한 국적 수감자는 약 1천여명”이며 이중 길림성 장춘시 교도소에 약 절반에 해당하는 475명의 탈북민이 있는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후로 북송된 일이 세 번 벌어졌다고 합니다. 저한테 알려주셨던 날짜는 8월 29일 그리고 9월 18일, 10월 9일. 사실 최근에 알려졌던 것 그 앞에 2개가 더 있었다고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의 추정에 따르면 중국에 억류돼 강제북송 위기에 놓인 탈북민은 당초 2천여명이었는데, 이 대표는 3회에 걸쳐 강제북송된 620여명, 중국에 수감된 1천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400여명의 탈북민들은 소규모로 송환됐거나 다른 곳으로 이감되는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또 “수백 명 규모, 또는 10월 9일처럼 외부로 노출되는 강제북송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정보제공자가 전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중국 변방대 구류시설들에 구금되어있던 탈북민들은 대부분 가장 최근인 10월 9일 강제북송된 500여명에 포함됐으며 현재 중국에 남아있는 탈북민들은 다양한 혐의로 중국 사법당국이 직접 처벌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또 이 대표의 정보제공자는 중국에서 형기를 마친 탈북민이 소규모로 나뉘어 북한으로 송환될 것이기 때문에 추가 강제북송은 이뤄지겠지만 눈에 띄지 않아 추적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중국 공안이 고강도로 탈북민 체포를 이어나갈 경우, 변방대 구류시설들이 다시 탈북민들로 채워지고 대규모 북송이 재현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이날 또 다른 발표자인 정 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는 강제북송된 탈북민 숫자, 강제북송된 탈북민 구성 등에 있어 이 대표와 다소 다른 분석을 제기했습니다.
정 대표는 중국이 8월 29일 90여명의 탈북민, 10월 9일 600여명의 탈북민을 북송했을 뿐만 아니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시작 전 한 달 동안 2천여명의 탈북민을 암암리에 송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즉 10월 9일 이뤄진 탈북민 북송은 중국이 행한 일련의 강제북송에서 마무리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또 이 대표의 정보제공자는 중국 교도소에 자리가 없어 강제북송된 탈북민 중 어린아이가 포함됐을 가능성은 낮게 바라봤지만 정 대표는 강제북송된 탈북민들은 90% 이상이 여성이며 어린아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 대표는 “북한은 7월 27일 전승절 경축행사에 파견된 중국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대표단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 탈북민들을 송환하기로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습니다.
정 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 한 달 동안, 8월 29일부터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까지 암암리에 약 6개에서 9개 북중 국경지역의 수감시설에서부터 북한으로 호송이 되었다고 보고 있고 마무리식으로 10월 9일 호송을 조직적이고 계획적이고 야만적으로 북송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영환 대표와 정 베드로 대표는 강제북송된 탈북민들이 겪는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비슷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 대표는 강제북송된 탈북민은 북한 국경지역 보위부 구류시설에 임시수감돼 초동조사를 받는데 이 기간 고문과 구타가 끊임없이 이뤄진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후 거주지 및 연고지 보위부로 이송돼 조사를 받는 예심기간 동안에도 국경지역 구류시설에서 받은 것과 비슷한 수준의 고문과 폭행을 다시 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대표는 강제북송된 탈북민들은 북한 국경지대 보위부 구류시설에서 평양에서 특파한 보위사령부 지시 아래 취조와 고문을 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백범석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중국 내 탈북민을 적극 보호ㆍ지원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강제북송 문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양보하기 어려운 인권문제임을 대외적으로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정 베드로 대표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외교적 문서나 대변인의 발표가 없었다”고 지적하며 “한국 정부는 국제협약에 따라 매우 당당하게 중국에 공식적으로 탈북민 강제북송 중지를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