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9년간 탈북민 1명 난민으로 인정”

워싱턴-이경하 rheek@rfa.org
2020-10-21
Share
nk_logger_russia_b 러시아 극동지역에 있는 한 벌목장에서 북한 벌목공들이 나무를 자르고 있다.
ASSOCIATED PRESS

앵커: 러시아가 2011년부터 2019년까지9년간 1명의 탈북민을 난민으로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4년 전 불법 체류자 상호인도협정을 체결한 이후 러시아 내 탈북민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지적입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의 비영리 인권단체 '시민지원위원회'(Civic Assistance Committee)가 20일 ‘러시아 내 북한 난민 상황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시민 지원 위원회'(Civic Assistance Committee) 보고서 캡쳐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난민 지위를 신청한 북한 국적자수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총 207명으로, 2011년 67명에서 2019년 4명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표1 참조)

특히 보고서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난민지위를 신청한 북한 국적자 207명 중 러시아에서 난민 지위가 인정돼, 영구적으로 러시아로 망명한 북한 국적자는 2011년 단 1명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러시아 내무부에 따르면 영구적인 망명으로 난민지위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우선 임시 망명을 신청해야 됩니다.

임시 망명을 승인받기 위해서는 내무부에 신청서를 제출한 후 심사를 거쳐 승인 여부가 결정되며, 승인 후 재연장이 가능한 유효기간 1년의 임시망명 증명서를 발급받게 됩니다.

보고서는 2011년부터 2019년 북한 국적자의 임시망명 신청 건수와 승인 건수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2011 년부터 2019 년까지 총 305 명의 북한 국적자가 임시 망명을 신청했지만, 이 중 213 명만이 임시 망명 신분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시민 지원 위원회'(Civic Assistance Committee) 보고서 캡쳐

실제 2011년 북한 국적자의 임시망명 신청 건수는 43건에서 2019년 20건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승인 건수도 2016년 23건에서 2019년 12건으로 감소 추이를 보였습니다. (표2 참조)

그러면서 보고서는 북한 국적자가 러시아에서 임시망명 등 법적으로 난민 지위를 보장받기는 거의 불가능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2016년 ‘북-러 불법 체류자 상호인도협정’을 체결한 이후 러시아 당국의 비협조로 북한 국적자들이 망명 승인을 받는 게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양국이 맺은 구체적인 관련 협정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러시아 인권단체들은 불법 입국 사실이 확인된 북한 국적자를 30일 안에 추방하는 게 핵심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시민 지원 위원회'(Civic Assistance Committee) 보고서 캡쳐

또 보고서는 2015~2019년 러시아 내무부와 연방이민국 자료를 기초로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 국적자수는 2016년(5월31일 기준) 3만6,472명, 2019년에는 (11월30일 기준) 1만6,012명이라고 밝혔습니다. (표3 참조)

/'시민 지원 위원회'(Civic Assistance Committee) 보고서 캡쳐

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내 임시망명 신분인 북한 국적자수는 2011년 23명이였지만, 2016년 77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7년 75명, 2018년 56명, 2019년 49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습니다. (표4 참조)

보고서는 러시아 내 다양한 인권단체와 유엔 기구들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부의 비협조로 인해 북한 국적의 노동자들의 망명은 지속적으로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값싼 노동력을 원하는 러시아 정부와 외화벌이에 혈안이 된 북한 정부가 러시아 현지인과의 결혼, 자유 세계에 대한 동경, 북한 체재에 대한 불만 등 다양한 이유로 탈북을 시도하는 북한 노동자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북한인들의 임시망명을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이신욱 한국 동아대학교 교수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임시 망명 신분인 북한 국적자가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은 러시아 입장에서 ‘북-러 불법 체류자 상호인도협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에 호응하는 모습을 국제사회에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임시 망명의 신규 신청이나 재연장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신욱 교수: 러시아 정부의 북한인 임시망명 신청 거부는 값싼 노동력을 원하는 러시아와 외화벌이를 원하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결과입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12월 채택한 결의2397호에 따라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2019년 12월 22일까지 모두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지난7월 러시아 내 북한 국적자들이 현지에서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정착하는 절차가 2018년에 중단됐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 의회가 지난 2004년 채택한 북한인권법에 따라 지난 5월까지 해외에서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정착한 북한 국적자는 약 220명으로, 이 중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입국한 탈북민은 1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유엔난민기구(UNHCR) 모스크바 사무소는 지난 6월 러시아 내 탈북민들의 미국 재정착 프로그램은 현재 가능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