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파견 북 노동자는 노예나 다름 없었다”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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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파견 북 노동자는 노예나 다름 없었다”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리대사.
/CNN 방송 캡쳐

앵커: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에 파견돼 일하던 북한 해외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노예처럼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리대사가 1일 미국 CNN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북한 당국의 주요한 외화벌이 수단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쿠웨이트의 경우 한때 북한 노동자 수가 1만명에 이르렀는데, 이들은 모두 힘들게 번 돈을 김정은 정권의 우선순위 정책을 위해 송금하며 현대판 노예처럼 일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그 많던 쿠웨이트의 북한 노동자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현재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에 북한 노동자는 한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2017년에 통과된 유엔 대북제재결의 2397호 8항은 지난 2019년 12월 말까지 전세계 각국에 있는 북한 해외노동자를 모두 북한으로 돌려 보내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쿠웨이트 정부는, 이에 대한 중간 이행보고서에서, 지난2018년 1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쿠웨이트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 904명을 북한으로 송환시켰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2020년 4월에 제출한 최종보고서에서는 북한 국적자에 대한 모든 입국허가증 발급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쿠웨이트 현장업체에 파견됐었던 한국인 김 모(가명) 씨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쿠웨이트 내 북한 노동자는 대부분 신도시 조성을 위한 주택 건설 현장에 투입됐는데 지난 2013년에는 그 수가 9천여명에 달할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뜨거운 사막에서 모래바람을 맞고 일하면서,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북한 노동자들 가운에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이들은 북한 당국에 바치는 충성자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외부인에게도 불만을 털어 놨다고 김 씨는 회고했습니다.

김 씨: 월급이 충분하지 않다 그런거죠. 금방 들어온 사람들은 그런 얘기를 안 해요. 아직까지 정신무장이 잘 돼 있어서요. 그런 얘기를 안 하고, 거기서 5년, 6년차 된 그 정도 된 사람들은 급여가 적고, 마음대로 다니지 못하고, 약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죠.

김 씨는, 2017년 북한 노동자 송환을 명시한 유엔 대북제재 결의 채택 이후 중동지역 북한 노동자들은 북한으로 돌아가기 시작했고, 2018년 이후에는 쿠웨이트에서 북한 노동자를 볼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노동자들을 북한으로 돌려 보내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간부급 북한 업체 관계자들은 떠나는 순간까지도 한 푼이라고 더 벌기 위해 일명 ‘싸대기’라 불리는 밀주 제조를 위해 쓰였던 기구들을 중국 노동자들에게 팔았다고 김 씨는 덧붙였습니다.

한때 쿠웨이트 뿐만 아니라 사우디 아라비아와 아랍 에미리트, 그리고 카타르 등 중동지역 전역에 걸쳐 일하면서 김씨 정권에 얼마 되지도 않는 임금의 대부분을 갖다 바쳐야만 했던 북한 노동자의 자리를 지금은 중국과 이집트, 네팔 근로자들이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카타르도 앞서 지난 2019년 3월 유엔 대북제재위에 제출한 이행보고서를 통해, 2016년 2천500여명의 북한 노동자가 2018년에는 298명으로 줄었고, 2019년 3월까지 남아 있던 70명의 북한 노동자 역시 본국으로 모두 송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아랍에미리트도 2020년 2월에 제출한 이행보고서에서, 유엔 대북제재위가 정한 송환 마감일인 2019년 12월 22일 전에 모든 북한 노동자를 북한으로 돌려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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