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외무부, 북 인권제재 비난에 “증거에 따른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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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영국의 대북 인권유린 독자제재를 비난하고 나선 가운데, 영국 정부는 앞으로도 증거에 기반해 인권유린 희생자들을 위해 앞장설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정부가 13일 북한이 최근 영국의 대북 인권유린 독자제재를 비난한 것에 대해 반박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1일 강제수용소 운영 등 인권 유린을 이유로 북한 국가보위성과 사회안전성을 첫 번째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영국 정부가 '엄중한 도발행위를 감행'했다며 '영국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영국이 미국의 이른바 '대북 적대시정책'에 편승해 탈북자들이 제공한 허위 날조자료에 근거해 북한 기관들을 제재대상에 올렸다는 겁니다.

영국 외무부는 13일 북한의 이러한 비난에 대한 영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질문에,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의 지난주 발언을 참고하라며 "영국의 제재는 국가들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I would point you to the Foreign Sec's words last week. We have made clear that this sanctions regime is not intended to target countries.)

그러면서 라브 장관이 지난 6일 "이러한 제재는 한 국가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을 벌하지 않으면서 가해자들을 겨냥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의학적 도구"라고 한 발언을 상기시켰습니다. (These sanctions are a forensic tool which allow us to target perpetrators without punishing the wider people of a country that may be affected.)

또한, 라브 장관이 "새로운 제재에 대한 결정은 영국의 인권 우선순위, 활동의 심각성, 제재가 미칠 수 있는 영향 등 다양한 기준에 의해 결정"되며 "우리는 세계 인권 제재 대상을 고려할 때 지속적으로 증거를 따를 것"이라고 발언한 내용도 강조했습니다. (Decisions on the new sanctions regime are taken in accordance with a range of criteria, including the UK's human rights priorities, the seriousness of the activity and the likely impact of sanctions. We will continue to be guided by the evidence when considering designations under the Global Human Rights sanctions regime.)

영국 외무부는 이어 "선을 위한 세계적 존재로서 영국의 입장을 강조하면서, 이 새로운 제재는 규범에 기반한 국제체계와 전 세계 인권 침해 및 유린 희생자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보여준다"고 덧붙였습니다. (Underlining the UK's position as a global force for good, this new regime showcases our commitment to the rules-based international system and to standing up for victims of human rights violations and abuses around the world.)

한편, 영국 외무부는 앞서 지난 6일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처음으로 인권 유린 관련 독자제재법(Global Human Rights Sanctions Regulations)을 발표하면서, 정치범수용소 내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는 북한 국가보위성과 사회안전성을 첫번째 독자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당시 라브 외무장관의 발언입니다.

라브 외무장관: 우리는 수감자들을 노예처럼 대하고, 고문과 살인을 일삼는 정치범 수용소를 관할하는 북한 당국 기관 두 곳을 명단에 포함시켰습니다. 지난 50년 간 이 곳에서 수십 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앞서 6일 영국 정부의 인권유린 제재 발표에 대해 북한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진 않으면서 "미국은 인권 촉진 및 보호에 대한 영국의 지속적인 국제 리더십, 즉 지도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환영 입장을 표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