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원 6명, ‘크리스토퍼 안 스페인 송환 반대’ 탄원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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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국회의원 6명이 스페인(에스빠냐)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 가담자인 크리스토퍼 안 씨의 스페인 송환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미국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여당인 국민의힘 김성원, 김병욱, 최영희, 노용호, 정희용, 이용 의원 등 6명이 한국계 미국인 안 씨의 스페인 송환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미 연방법원 기록 시스템은 22일, 안 씨의 변호인이 지난 21일 미 캘리포니아 중부연방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의 한국어 원본과 영어 번역본을 공개했습니다.

의원들은 “반세기 이상 지속된 혈맹인 한국과 미국은 자유와 인권이라는 높은 가치들을 공유하고 있다”며 “크리스토퍼 안이 스페인에 송환될 경우 그의 자유와 인권이 심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안 씨와 그의 소속 단체인 ‘자유조선’이 지난 2019년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것은 탈북을 원하는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목적이었고, 당시 자유조선이 대사관 직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은 북한 당국이 거짓 증언을 지시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신뢰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이 당시 북한대사관 직원들의 증언을 조작하면서까지 안 씨의 스페인 송환을 촉구하는 이유는 자유를 갈망하는 모든 북한 동포들의 희망을 빼앗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안 씨와 같은 미국인 인권활동가에게도 북한이 보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대내적으로 체제의 견고함을 과시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며 “송환 재판은 이런 김정은 정권의 의도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의원들은 또 “대한민국 국민들은 김정은 정권의 잔혹성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지난 2020년 9월 한국 공무원이 서해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사실도 적시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미국을 제외한 유럽 등의 국가에서도 납치나 암살 등 범죄를 자행해 왔다며 “특히 김정은의 조카이자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인 김한솔의 탈북을 직접 도운 것으로 알려진 안 씨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을 떠난다면, 김정은 정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에게 위해를 가하려 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의원들은 안 씨가 스페인에 송환돼 북한 당국의 지시로 납치나 암살 피해자가 된다면 “그것은 북한 동포들의 자유와 행복을 원하는 모든 한국인과 전 세계인들에게 비극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재판부에 “안 씨의 생명을 구하고 전 세계 북한 인권 운동을 위한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안 씨와 에이드리언 홍 등 한국계 외국인들이 주축이 된 민간단체 자유조선은 지난 2019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해 직원들을 폭행하고 컴퓨터와 이동식 기억장치(USB) 등을 탈취한 후 도주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안 씨는 해당 사건이 북한 외교관의 망명을 돕기 위한 위장 납치극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안 씨는 김정은 총비서의 이복형인 김정남 씨의 말레이시아 암살 사건 당시 김 씨의 아들 김한솔을 마카오에서 제3국으로 이동하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