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전쟁 발발 74주년을 맞아 한국 정부가 기념식을 대구에서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최근 북러 간의 협력 강화에 대해 시대착오적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 74주년을 맞아 관련 행사가 한국 곳곳에서 개최됐습니다.
한국의 국가보훈부는 한국전쟁 초기 임시 수도였던 대구에서 한국전쟁 74주년 행사를 열고 참전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을 기억하고 자유의 가치를 알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전쟁 당시의 공적이 최근 확인된 유공자 유족들을 비롯해 지방 거주 참전유공자, 윤석열 한국 대통령 내외, 정부 및 한국 군의 주요 인사, 참전국의 주한 외교사절 등 1,3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많은 유공자 및 전몰 장병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해당 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에 대해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북한은) 지난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군사, 경제적 협력 강화마저 약속했습니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우리 국민의 삶을 든든하게 지키겠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전쟁 직후 1인당 국민소득이 67달러에 불과했던 한국이 현재는 4만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강조한 반면 북한은 여전히 퇴행의 길을 고집하며 지구상에 마지막 남아있는 동토라고 꼬집었습니다.
최근 북한이 한국에 오물 풍선을 보낸 것과 관련해서는 “비열하고 비이성적인 도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 이후 참전 유공자를 위한 위로연에도 참석해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모든 국민들이 영원히 기억하고 영웅들께서 합당한 존중과 예우를 받는 보훈 문화를 확산해 나가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사수부터 고지전까지 치열했던 과정을 영상과 공연, 노래 등으로 담아 표현하는 무대가 꾸며졌습니다. 또한 참전 용사들이 전사한 전우들에 대한 그리움을 풀어낸 편지를 낭독하는 순서도 마련됐습니다.
서울시는 한국전쟁 74주년을 맞아 인천상륙작전과 9.28서울 수복 등에 헌신한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또한 100미터 높이에 태극기가 게양된 대형 조형물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할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이라며 “광화문광장에 국가 상징시설인 대형 태극기와 ‘꺼지지 않는 불꽃’을 건립해 국민 모두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국가 상징 공간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도도 이날 참전용사 및 유가족, 보훈단체 회원 등 400여 명을 초청해 한국전쟁 74주년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이외에도 한국의 전국 각지에서는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국전쟁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참전 유공자들의 공로에 경의를 표하고 전사자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이어지면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한국군은 전쟁으로 모두 62만 명이상의 전사자, 부상자, 실종자, 포로가 발생했고 한국 민간인의 경우 100만 명에 육박하는 규모의 사망, 학살, 부상, 납치, 행방불명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한국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한 나라는 모두 22개국으로 전투지원국은 미국, 영국, 캐나다, 튀르키예, 호주(오스트랄리아), 그리스, 필리핀, 태국, 네덜란드, 콜롬비아, 뉴질랜드, 에티오피아, 벨기에,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룩셈부르크 등 16개국이며 의료지원으로 참전한 국가는 인도,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스웨리예), 이탈리아, 독일 등 6개국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