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잔해 철거 동향...즉각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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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잔해 철거 동향이 관측되고 있다며 한국 측 재산권 침해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8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잔해 철거 동향이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지난 11월 말부터 2020년 폭파 이후 방치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잔해를 철거하는 동향이 관측되고 있으며 “북한이 3년 이상 잔해를 방치하다가 철거에 나선 배경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남북 정상 간 이뤄진 4.27 판문점 합의에 따라 설치된 남북 공식 소통창구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2020년 6월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한 바 있습니다.

구 대변인은 북한의 이 같은 행위가 남북 간 합의의 명백한 위반이자 상호 존중과 신뢰의 토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임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구 대변인은 한국 정부는 북한의 재산권 침해 행위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 정부는 우리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북한에 분명히 책임을 묻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며 원칙 있는 통일 대북 정책을 통해 상호 존중과 신뢰에 기반한 남북 관계를 정립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447억 원, 미화 3,416만 달러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한국 정부가 북한 정부를 상대로 낸 첫 번째 소송으로 소송 철자는 한국 정부의 소송을 담당하는 한국 법무부가 맡습니다.

다만 한국 정부가 승소하더라도 북한에 손해배상 이행을 강제할 수단은 현재 없는 상태이며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소 제기의 목적은 손해배상을 받는 것이 아닌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구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개성공단에 남겨진 한국 기업의 설비 30여 개를 무단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추정의 근거로는 “관계기관과 함께 위성 정보를 파악하고 이와 별도로 야간 또는 주간에 육안으로 지속적으로 관찰해 오고 있다”며 “이러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 숫자”라고 설명했습니다.

구 대변인은 이어 “이는 지난 5월 무단가동 시설이 10여 개였던 것에 비교하면 반 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남북 대화 등) 정치적 상징성을 가진 곳이기 때문에 철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고 “시설 잔해까지 철거한다는 것은 향후 자신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여진다”고 분석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반대로 개성공단의 경우는 북한이 폐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에 있는 한국의 업체들의 제조업 수준은 북한이 갖고 있는 어떤 공장보다 경쟁력 높고 설비도 최신”이라며 “한국 정부의 여러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내 설비를 더욱 많이 사용하는 것은 결국 개성공단을 자신들의 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입장에서는 이미 국제규범, 남북 간 합의를 모두 무시한 상황이기 때문에 개성공단을 활용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 같다”며 “향후 북한의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 설비 무단사용의 범위가 훨씬 더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의 입장에서는 지금 고립된 상황에서 이미 국제규범이나 남북 간 합의를 모두 무시한 상황이기 때문에 개성공단을 활용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 같아요. 향후 개성공단 내 시설을 활용하는 폭, 범위가 훨씬 더 넓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4월 장관 성명을 통해 북한의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 설비 무단사용에 대해 법적 조치를 진행할 것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