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닷새만에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23일 오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습니다.
지난 18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발사 이후 닷새 만에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도발입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 공지를 통해 “북한이 오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은 각각 250여km, 350여km를 날아간 후 동해상에 떨어졌습니다.
합참은 지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세부 내용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으며 단지 “한미 정보당국이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행위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건 한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등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이날 유선협의를 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양측은 “북한의 도발이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한반도뿐 아니라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양측은 또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며 북한의 불법적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한 공조를 강화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최근 진행된 한미연합 공군훈련에 대한 반발성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한미 양국 군은 지난 20일 제주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일대에서 미국의 F-22 전투기 ‘랩터’ 등이 참여하는 연합 공군훈련을 수행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8일에는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발사하며 군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한국 외교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북한이 러시아의 민간 용병 회사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미국 정부 발표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해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북한과 와그너 그룹의 무기 거래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현지시간으로 22일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전화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11월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전쟁을 돕고 있는 러시아 민간용병 회사인 와그너(Wagner) 그룹에 로켓과 미사일을 판매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특히 “정부는 그동안 미국 측과 이번 사안에 대해 계속 협의해 왔다”며 “유엔 안보리에 이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미국의 계획을 지지하고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외교부는 22일에도 “북한과의 모든 무기거래 행위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에 따라 금지되어 있다”며 북한의 제재 회피 시도를 차단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는 유엔 회원국들이 자국 영토를 통해서나 자국인 혹은 자국 국적의 선박, 항공기를 이용해 무기, 시스템, 물자, 부품들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22일): 한국 정부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충실한 결의 이행을 견인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제재 회피 시도를 계속 차단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이 로켓, 미사일을 판매한 와그너(Wagner) 그룹은 2014년 설립 이후 아프리카와 중동 등의 분쟁에 개입해 민간인 살해와 고문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진 민간 용병회사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해왔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며 푸틴 대통령이 갈수록 와그너 그룹에 더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와 불법적인 거래를 하고 있다는 보도는 최근 잇달아 나왔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11월 말, 12월 초 최소 두 차례에 걸쳐 북한과 러시아 간의 철도를 이용한 화물운송 정황이 포착됐다며 북러 사이 화물교류가 활발해지는 조짐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1월 7일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의 겨울용 군복, 방한화를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도쿄신문은 22일 북한이 11월 20일 철도를 이용해 러시아에 포탄을 포함한 군수물자를 제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러시아 간 무기거래에 대한 원칙적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무기거래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