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기획 ‘고향을 찾는 사람들’ (최종회) - 미주한인 이산가족 상봉 가능하나

200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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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실향민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주간기획 ‘고향을 찾는 사람들’ 시간입니다. 오늘은 그 마지막 순서로 실향민들의 이산가족 상봉의 전망에 관해 살펴봅니다.

미국 내 한인 실향민들 즉 북한이 고향인 한인들은 5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북에 가족들이 이미 사망했거나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일부 실향민들은 북에 가족이 멀쩡히 살아 있어도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차희 씨는 북에 오빠가 있습니다. 이 씨는 텔레비전 뉴스에서 이산가족상봉 장면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찹찹하다고 합니다.

이차희: 가슴이 아프지요. 저희들에게는 한이 맺힌 문제입니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를 못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실향민들에게 고향을 등지게 했던 한국전쟁이 끝나고 50년이 넘었지만 대부분 실향민들이 여전히 고향을 잊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조영환 씨도 그런 사람들 중 한 사람입니다. 황해도 연백이 고향인 조 씨는 어릴 때 고향에서 동생들과 어울리던 때가 지금도 그립다고 합니다.

조영환: 마을 동산에서 연 날리고 말 듣지 않는다고 몇 대 때리기도 하고. 여동생은 항상 업고 다닌 기억이 나고.

하지만 실향민들이 북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우선, 남북처럼 미국과 북한 간에는 당국 간 창구가 열려 있지 않습니다. 민간 차원에서 움직임이 있기는 했습니다.

시카고를 비롯한 미 중서부지역의 한인들이 1999년 ‘미중서부한인시민연합’이라는 단체를 결성해 이산가족상봉사업을 추진한 것입니다. 이 단체는 미국인들을 상대로 지지서명운동을 벌이고 2001년에는 콜린 파월 당시 미 국무장관을 만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북한 핵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되면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 단체의 활동을 지원했던 마크 커크 미 연방하원의원은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주변 정치상황 때문에 미국 내 실향민들의 이산가족문제를 더 이상 진전시킬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Mark Kirk: But given all the developments on the nuclear and the related issues, we haven't been able to move the issue forward.

실향민들에게는 기다릴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실향민들 대부분이 나이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차희 씨는 상당수 실향민들이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채 세상을 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차희: 실향민들 대부분이 고령입니다. 이들은 연 평균 10%꼴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10년 이내에 미국 내 실향민들 대부분이 돌아가실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최근 미주 한인들을 포함한 해외 한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온라인을 통한 이산가족 찾기 서비스를 개시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를 위해 범태평양 조선민족 경제개발촉진협회 명의의 ‘조선인포뱅크’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 놓고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북한 당국은 해외 친북단체들을 통해 해외 한인들의 이산가족상봉을 비공식 경로를 통해 간헐적으로 허용해 왔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산가족상봉 신청을 받기 위한 창구를 개설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의 이런 움직임이 북미 당국 간 이산가족상봉으로 이어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북미 간 정치관계가 쉽게 나아질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1년 넘게 중단됐던 북한 핵 문제 논의가 최근 재개되기는 했지만 완전히 해결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한 치의 틈도 보이지 않는 북미 간 정치적 대립 속에 실향민들의 기다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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