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블루투스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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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한 여성이 휴대폰을 이용하고 있다.
평양에서 한 여성이 휴대폰을 이용하고 있다.
/AP Photo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블루투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블루투스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이라는 점에서 지난 시간에 설명 드린 와이파이와 비슷합니다. 손전화 통신망을 통하지 않고 가까이에 있는 무선통신 기기들끼리 서로 연결하는 거죠.

와이파이는 공유기에서 나오는 신호를 손전화나 컴퓨터가 받아서 인터넷에 연결되는 반면에, 블루투스는 누가 중심이라고 할 것 없이 손전화나 컴퓨터끼리 서로 신호가 닿기만 하면 연결됩니다. 말하자면 공유기를 통해야만 하는 와이파이에 비해 블루투스가 훨씬 민주적으로 신호를 주고받는 셈입니다.

블루투스 기능이 있으면 전자기기를 유선으로 연결할 필요가 없어서 아주 편리합니다. 손전화와 손전화, 컴퓨터와 컴퓨터, 혹은 손전화와 컴퓨터가 블루투스로 연결되면 통신망을 거칠 필요없이 직접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전송요금을 낼 필요가 없는 거죠. 문서나 음악 파일, 사진, 동영상을 서로 주고받을 때 아주 편리합니다.

손전화나 컴퓨터를 블루투스로 스피커에 연결할 수도 있는데요, 손전화나 컴퓨터에 저장된 음악을 스피커를 통해 쩌렁쩌렁 울리도록 크게 틀을 수 있습니다. 귀에 꽂는 작은 수화기를 블루투스로 손전화와 연결하면 전화가 걸려왔을 때 손전화를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귀수화기를 한번만 누르면 전화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자동차 운전 중에 전화가 걸려올 때 아주 편리한 기능입니다.

요즘에 생산되는 자동차들은 블루투스 기능이 다 있습니다. 손전화에 저장된 음악을 자동차 스피커로 들을 수 있고, 손전화 통화도 자동차에 설치된 마이크와 스피커로 할 수 있습니다.

요즘엔 전자시계에도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데요, 손전화와 연결하면 통보문이 시계 화면에 뜨고, 이메일도 읽을 수 있습니다. 지능형 손전화에 내려받은 각종 앱도 전자시계와 연결해서 쓸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해뜨는 시간과 해지는 시간, 오늘 얼마나 걸었는지, 지능형 손전화 앱으로 알 수 있는데요, 전자시계 화면에도 동시에 뜨는 거죠.

대신 블루투스는 근거리에서만 기능하기 때문에, 보통10미터를 넘어가면 신호가 안 잡힙니다. 데이터 전송속도도 빠르지 않고, 손전화 배터리도 많이 소모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런 단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근거리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능이 신기하고 편해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한때 블루투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하죠. 2010년대 초반의 얘기인데요, 문서파일이나 사진, 동영상, 음악 파일을 친구들끼리 주고받는데 블루투스만큼 간편한 게 없었습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블루투스 기능이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중국에서 넘어온 값싼 판형컴퓨터, 태블릿도 블루투스 기능이 있어서 인기가 높았죠. 한국에서 만든 음악과 영화, 한국의 신문과 잡지 기사도 블루투스를 통해 북한주민들 사이에서 널리 퍼졌습니다.

물론 북한 당국도 빠르게 대응했습니다.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외부정보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1080 상무를 조직해서 손전화 사용자들을 단속했습니다. 그리고 손전화를 강제로 회수해서 블루투스 기능을 없앤 뒤 돌려줬죠. 보안당국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우니까, 손전화 봉사소까지 나섰습니다. 요금을 충전하러 온 사람들의 손전화에 블루투스 기능이 남아 있으면, 이걸 없앤 다음에 요금을 충전해 줬다는 겁니다. 물론 새로 나온 손전화는 아예 블루투스 기능을 제거한 뒤에 판매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북한이 지능형 손전화를 본격적으로 생산, 판매하면서 북한에서 블루투스가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리랑표 블루투스 귀수화기, 이어폰이 판매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주로 지능형 손전화와 연결해서 사용하겠죠. 아리랑표 블루투스 스피커도 출시됐고,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서 두 명이 자기 손전화나 판형컴퓨터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개발됐습니다.

하지만 블루투스를 이용한 데이터 전송은 여전히 막혀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파일 전송이 가능하더라도 요즘 북한 손전화기들은 당국의 인증을 받지 않은 파일은 실행이 안 되죠. 당국이 지능형 보안장치를 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비서명파일’들은 손전화와 컴퓨터에서 열어볼 수 없는 북한, 모바일 기술, 특히 블루투스 기술의 발전과 이용에 큰 걸림돌을 안고 있는 셈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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