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키즈폰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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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아동영화 '소년장수'를 기초로 개발한 '손전화게임'.
북한이 아동영화 '소년장수'를 기초로 개발한 '손전화게임'.
/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키즈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키즈는 영어로  아이들, 폰은 전화라는 뜻이니까, 키즈폰은 아이들 손전화가 되겠죠. 주로 유치원이나 소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위해 출시된 손전화입니다.

손전화를 쓰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이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에는 잘 다녀왔는지, 학원에 잘 도착했는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이런 걸 확인하기 위해 부모들이 키즈폰을 사줍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대중교통이 잘 발달해 있고 유치원이나 학원에서 차로 학생들을 실어 나르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도 부모가 직접 데려다 줄 필요가 없습니다. 이럴 때 키즈폰이 있으면 부모 입장에서는 안전장치가 생기는 셈이죠. 아이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키즈폰은 보통 손전화와 달리 아이들의 눈높이 맞춰서 만화영화 주인공들 그림을 넣고, 크기와 두께도 아이들 작은 손에 맞췄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작은 장난감같이 생겼습니다. 기능도 음성통화와 통보문, 사진기 같은 기본적인 것들만 있어서 아주 단순합니다. 그래서 다른 손전화들보다는 싼 편인데요, 한국에서는 200달러 정도면 살 수 있습니다. 지능형 손전화도 있고 숫자 버튼과 화면이 분리된 구형 손전화도 있습니다.

키즈폰은 보통 인터넷 연결을 막아 놓아서 아이들이 마음대로 앱을 내려받을 수 없습니다. 대신 부모와 통신할 수 있는 앱과 교육용 앱을 기본적으로 깔아 놓습니다. 아이들이 손전화로 인터넷 동영상을 수시로 보고 게임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러다 보니 소학교 고학년이 되면 키즈폰을 외면하게 됩니다. 인터넷도 안되는 장난감 같은 손전화를 갖고 다니면 친구들한테 놀림을 당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요즘에는 무조건 인터넷을 못하게 하기 보다는 인터넷 접속시간을 아이들 스스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키즈폰의 기능도 여기에 맞춰서 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키즈폰 앱에서 3일동안 30분씩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투브를 보겠다는 계획을 부모에게 보내면, 부모가 승인해주는 겁니다. 아이가 이 약속을 잘 지키면 점수가 쌓이고, 이걸 근거로 유투브를 볼 수 있는 시간을 늘려줄 수 있습니다.

지능형 손전화가 도입되면서 키즈폰의 기능도 발달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지능형 손전화와 키즈폰이 연결되면 아이의 현재 위치가 부모의 손전화 지도에 표시됩니다. 아이의 키즈폰 카메라도 작동시켜서 주변모습을 부모의 손전화로 볼 수 있습니다. 통신사들은 키즈폰의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소학교 학생들의 키즈폰 통신요금을 일정기간 깎아주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손전화가 널리 보급되면서 손전화를 갖고 다니는 아이들도 많아졌습니다. 2008년말 고려링크가 첫 선을 보일 때만해도 아이들 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손전화 가입을 하지 못했죠. 하지만 이제는 노동신문에서조차 아이들 손전화 사용의 악영향을 거론할 만큼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지난달말 노동신문은 아이들이 손전화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두뇌발달이 저해되고 결국 학습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손전화 게임에 푹 빠진 아이들 때문에 부모들이 골치 아픈 건 북한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너도나도 손전화를 갖고 다니는데 우리 아이만 안 사줄 수 없는 마음도 똑같을 겁니다. 아이들과 언제든 손전화로 통화하면서 안전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겠죠. 손전화의 편리함을 유지하면서 악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최선일텐데요, 아이들에게 무조건 손전화 사용을 자제하라고만 해서는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겁니다. 부모와 아이들의 다툼을 풀어줄 기술적인 해법을 손전화 제조업체와 통신사가 찾아주는 게 좋은 방법일듯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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