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경봉쇄중인데 화교들에 중국 방문 권유

김준호 xallsl@rfa.org
2020.10.29
sinuiju_people_talking_b 신의주시 압록강변에서 주민들이 모여 얘기를 하고 있다.
/AP

앵커: 북한이 코로나유입방지를 이유로 국경을 굳게 닫고있는 가운데 북한 거주 화교들에게 중국 방문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국경봉쇄 완화조짐이 아니냐며 희망적인 해석을 하고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의 한 북한 화교출신 소식통은 28일 “북조선 당국이 코로나사태 이전 중국을 자주 오가던 화교들에게 중국에 가고 싶으면 허가를 해줄테니 신청하라고 권유하고 있어 화교들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신의주에 있는 비선을 통해 함경북도에 살고 있는 누이의 안부 확인을 부탁 했더니 당국에서 중국방문이 가능토록 출국비자를 내주겠다는 권유를 받고 비자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는 소식을 내게 전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조선당국의 화교에 대한 중국방문 허가 소식에 화교들은 반신반의 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경을 봉쇄한 상황에서 화교들만 중국에 들어가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는지 잘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부 화교들은 중국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토록 중국당국과 협의가 되었으니 우리들의 중국방문을 허가해 주겠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출국)비자신청을 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북조선당국이 화교들에게 (출국)비자 발급을 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급행으로 신청할 경우, 평양은 약 10일 전후, 지방은 평양과의 거리에 따라 20일에서 한달 정도 걸렸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화교들이 중국에 들어갈 수 있는 시점은 빨라야 다음달(11월) 10일은 넘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북한이 국경을 폐쇄하기 이전인 올 1월 초순에 중국에 나왔다가 아직까지도 북한에 돌아가지 못하고 중국에 발이 묶여있는 신의주의 화교 소식통은 “조선 화교들이 중국에 들어오는 것이 가능해 진다면 중국에서 조선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화교들이 돌아가는 것도 가능해지지 않겠느냐”면서 “오랫동안 신의주 집에 가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데 제발 이게 풀렸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한 무역회사 관계자는 “지금 신의주 세관에서는 자동으로 체온을 검사하는 장비 등 코로나방역을 위한 장비 설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아무래도 북조선이 신의주 세관을 제한적으로라도 다시 열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추정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이 중국당국과 협의해서 북조선 화교들의 통행을 허가한다 해도 화교를 제외한 인적 왕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예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현재 중국당국은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의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입국을 허용하고 있으나 중국 입국 후에 국가가 지정한 격리시설에서 14일간의 격리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이에 대한 비용은 모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조선 화교가 중국에 들어온다면 주 통로는 단둥이 될 터인데, 단둥에서 북조선에 들어 갔다가 들어온 트럭 운전사들을 격리하는 시설의 경우 하루 격리 비용이 350위안에 달한다”면서 “14일간의 격리 비용은 4,900 위안에 달하는데 이 비용은 북조선 화교들이 감당하기에 결코 적은 비용이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북조선 화교들이 이런 과정을 다 거치고 나서 중국에 나온다고 해도 북조선에 다시 들어가면 북조선에서 또다시 격리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면서 “과거 국경봉쇄 직전에 중국에서 들어간 사람들에 대해 북조선 당국은 처음에는 20일간 격리를 시키더니 이후 격리기간을 다시 늘려 최장 45일간을 격리한 경우도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이 화교의 중국 방문을 권유하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 이들을 통해 코로나19로 막힌 북중 간 무역을 재개하려는 시도란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