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교 입단속 사전교육 실시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7.08.01
border_guard_check_305 북한 국경경비대원들이 신의주에서 주민들을 검열하고 있다.
AFP PHOTO/Frederic J. BROWN

앵커: 북한이 중국에 자주 드나드는 화교들의 입단속을 위해 사전 보안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보위성이 소집한 교육에 불응하거나 협조하지 않는 화교들의 출국비자를 회수하는 방법으로 교육참가를 강제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2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도 보위부가 화교들이 중국에 나가 조선의 내부 정보를 함부로 발설하지 못하도록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장마당의 물품가격도 내부정보로 규정해 놓고 발설하지 말도록 통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조선에 거주하는 화교들은 대부분 소규모 무역이나 보따리 장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들은 중국에 나갔을 때 조심해야 할 사항들을 사전에 교육받게 된다”면서 “특히 중국을 자주 다니는 화교들은 매달 한 번 이상 청진시 포항구역에 위치한 화교위원회 사무실에 모여 보위부 외사과에서 제시한 내용들을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사전교육은 주로 중국 체류중 행동규범에 관한 내용으로 북한 내부상황에 대한 언급은 물론, 본인이 직접 거래하는 물품 외에 다른 제품의 북한 내 시장 가격과 가격변동 상황을 발설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동안 중국을 자주 왕래하는 부류는 북·중 무역에 나선 외화벌이회사의 관계자들과 친인척을 찾는 사사여행자, 그리고 화교들”이라며 “그 중 외화벌이 종사자들의 중국 내 언행은 엄격히 통제되었으나 화교는 외국인 신분인 까닭에 통제가 한결 느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화교들은 중국에 나가면 자연히 친인척들을 자주 만나게 되고 조선의 내부 사정이나 장마당 현황을 자세하게 털어놓게 된다”면서 “화교들에 의해 북한내부 정보가 자주 노출되자 보위성이 나서 화교들에 대한 특별 사전교육까지 실시하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지난 28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함경북도 화교위원회는 도 보위부 외사과의 엄격한 관리하에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도보위부 규정에 조금만 흠이 잡히면 비자 발급이 미뤄지거나 이유 없이 취소되기 때문에 장사를 통해 살아가는 화교들이 출국을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빈번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만약 부득이한 사정으로 보위부의 사전교육에서 빠지게 되면 훗날 구두로라도 내용을 숙지했다는 증거자료를 화교위원회에 남겨야 한다”면서 “예전에는 비자가 나오지 않으면 인민폐 1만 위안에서 최고 2만 위안을 바치면 즉시 해결됐으나 요즘은 보위부에 조금만 꼬투리를 잡히면 비자발급이 불가능해져 화교들은 사전교육에 무조건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청진시 송평구역에 거주하고 있는 한 화교가 3개월째 비자발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사전교육에 빠졌다는 이유로 보위부에 불려 다녔으나 조사과정에서 과거 중국에서의 발언이 문제가 돼 장기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화교들에 대한 북한 보위부의 통제강화는 열악한 북한주민들의 생활상이 외부세계에 알려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내 화교 수는 정확이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2009년 중국정부가 5천명으로 추산했으며 이후 중국의 경제발전으로 중국으로 이주한 사람이 늘어 현재 북한 내 화교 수는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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