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대회 앞두고 “참고 견디자” 주민 희생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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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새해를 앞두고 주민들에게 ‘힘들어도 참고 견디자’며 무조건적인 인내와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지금까지 수십년간 참고 견뎠는데 차례진 게 뭐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9일 “요즘 당에서 주민들에게 ‘힘들어도 조금만 참고 견디자’는 내용의 내부선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새해가 코앞에 닥쳤는데 또 참고 견디라고 하니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어제(28일) 중앙의 지시가 각급 단위와 공장 기업소, 인민반 단위의 주민회의에서 전달되었다”면서 “회의에서는 80일전투의 혁신적 성과에 이어 제8차당대회를 성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더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로 참고 견디자는 내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회의에 모인 주민들은 행여나 당국에서 새해를 맞이해 식량이나 당과류를 특별공급해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참석했다”면서 “하지만 회의내용은 2021년은 고난의 행군시기보다 더 어려워 질 터이니 무조건 참고 견뎌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제8차당대회를 앞두고 더 긴장하고 참아야 한다는 강연자의 말에 회의에 참석한 주민들은 허탈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면서 “주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는 돌보지 않고 각종 정치행사를 벌여 주민들을 들볶으면서 아직도 부족하냐며 불만을 터뜨렸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제8차당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다해도 주민들의 생활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그동안 젊은 지도자인 만큼 선대들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기대를 가졌던 주민들은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 망상에 빠져 있었는지 자책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30일 “요즘 각 인민반을 대상으로 주민회의가 열렸다”면서 “내년 1월 초순으로 예정된 제8차당대회를 성과적으로 마치기 위해 비상한 정치적 열의를 유지할 데 대한 지시를 전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전투에 전투를 거듭하고 당대회를 해보았자 달라질 게 뭐가 있겠냐”면서 “새해가 다가오는데도 달력 하나 인쇄해 배포해주지 않아 깜깜이 신년을 맞게 되었는데 무슨 정치적 열의로 참고 견디라는 소리를 하냐며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부 주민들은 주민회의를 소집하자 새해 달력이 나온 줄 알고 자발적으로 모여들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사태로 인한 종이부족으로 새해 달력도 없이 새해를 맞게 되었는데 누가 2021년에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내년 초에 예정된 제8차당대회도 미국의 제재로 어려울 때일수록 허리띠를 졸라매고 최고존엄을 결사옹위하자는 내용으로 진행될 것이 뻔하다”면서 “주민들은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 심한 생활난을 걱정하는데 당에서는 사회주의 조선과 최고존엄의 결사옹위만 부르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