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현금결제카드인 '나래카드'를 통해 80-90년대의 '외화와바꾼돈표'를 부활시키고 북한 내부에 유입되는 외화를 국가에 집중하고 있다고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13일 밝혔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나래카드는 외국인을 겨냥한 새로운 외화관리제도"라며 외국인을 비롯한 고위층과 외화벌이 회사의 간부 등 신흥부유층의 외화를 끌어 모으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에서는 고려호텔, 대동강호텔, 창광 외국인숙소는 물론 평양의 안경 상점, 해당화관, 택시 등에서 '나래카드'를 사용할 수 있으며 함흥 시나 원산 시 등 지방도시, 마식령 스키장 등 해마다 나래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외국인 여행객에는 실제보다 80배나 높은 환율을 적용해 나래카드에 입금하게 하고 이를 사용하도록 유도해 북한에 유입된 외화를 모으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지난 5월, 북한 평양을 방문했던 중국인 관광객은 북한을 여행할 때 필요한 북한 지폐로 환전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당했고 대신 북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나래카드', 즉 현금결제카드에 외화를 입금해 사용해야 했습니다. 물론 같은 서비스를 이용한 북한 주민도 '나래카드'를 사용했습니다.
[Ishimaru Jiro] 특별한 환율을 적용해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제안한 뒤 전자결제만 허용한 이중적인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외화를 가진 사람을 표적으로 , 외화를 회수하는 제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외국인이나 외화를 가진 북한 주민이 '외화와바꾼돈표'를 사용해 외화상점에서 질 좋은 상품을 구매했지만, 시장경제가 활성화하면서 일반 시장에도 좋은 제품이 유입됐고, 자연스럽게 '외화와바꾼돈표'도 사라졌습니다. 이후 외국인들이 외화를 직접 사용하거나 호텔, 식당 등에서 몰래 실제 환율로 환전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북한 당국이 '나래카드'를 만들어 외국인들과 북한 주민이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이미 사라진 '외화와바꾼돈표'의 부활을 의미한다는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이것은(나래카드) 성격으로 말하면 80~90년대 북한 당국에서 유지했던 이중환율제의 부활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외화와바꾼돈표'의 현대화, 전자화라고 말할 수 있어요. 외화를 갖고 있는 사람을 표적으로 해서 외화를 회수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이 북한 내부로 유입된 외화를 거둬들이고, 외국인 관광객에게 현대화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나래카드'를 도입했지만, 실제 나래카드는 여전히 일부 사람에게 제한적인 곳에서 고정 환율을 적용해 사용되고 있으며 실제 환율은 시장경제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유지하는 '국정환율'은 시장 환율의 1/10 수준으로 5년간 거의 같으며 형식적으로 '국정환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