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출 강요하는 북 인민반회의 현장 확인

북한 당국이 인민반 회의에서 북한 주민에게 외화벌이용 버드나무 가지를 바칠 것을 강요하는 현장이 확인됐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올해 초 인민반 회의에서 인민반장의 육성을 들어보면 회의의 첫 의제로 외화벌이용 버드나무 가지 5천 대를 바칠 것을 종용합니다. 또 가을에는 군중외화, 즉 주민이 국가에 의무적으로 바쳐야 하는 외화 책임량도 부담을 져야 한다는 내용이 거론되면서 버드나무 가지 5천 대를 상납하지 못하면 가을에 농마나 콩 등 다른 농산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제 인민반장의 육성 녹음입니다.

[인민반장] '버들을 세대 당 5천 대씩 하라고 하구서리, 가을엔 가을대로 군중외화를 또 받아낸다' 이렇게 됐단 소립니다. 그런데 군중외화에서 버들을 한 사람하고 안 한 사람하고, 우리 반장들 자체가 못한다고 하고 채우지 않고 이러니까, 실적이라는 게 없으니까 군에서 지금 다시 조치를 취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버들을 5천 대를 못하면, 가을에 가서 농마 8kg, 아니면 콩 10kg을 내야 한단 소립니다.

또 인민반장은 가을에 농마를 내기 어려우니 힘들더라도 버드나무 가지를 거둘 것을 독려하고 누구도 예외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버드나무 외에도 퇴비용 인분, 파철 등 주민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이어갑니다.

[인민반장] 5천 대를 무조건 해야지, 5천 대를 못 하면 가을에 그만큼 농마 아니면 콩으로 받아낸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낟알로 내는 것보다 산에 가서 버들하는 게 낫지요. 노력 안 해서 그렇지 산에 가서 노력하면 다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제 과제를 하고 팔아먹는다고 그러는데, 모두 노력해서 버들을 좀 합시다.

인민반장의 목소리만 들리는 회의 내용을 들어보면 이는 회의라기보다 일방적인 통보에 가깝습니다. 바쳐야 할 할당량을 주민에게 일방적으로 알려준 뒤 인민반장이 의견이 있음을 물어보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데다 회의장 내부 분위기는 기침 소리만 간간이 들릴 정도로 시종일관 조용합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국가가 필요한 물품, 자재를 걷는 것도 노동동원의 하나라며 주민들의 생계는 고려하지 않고 사회 물자를 각출하는 데 혈안이 된 북한 당국의 행태를 잘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