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전국의 보건일꾼들에게 정치사업자료를 배포하고 코로나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코로나 확진자가 없는 청정국이라고 주장하면서 새삼스럽게 방역담당자들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박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일 “최근 함경남도 내 보건 부문 기관들에 비상방역 사업의 완벽성을 보장할 데 대한 당중앙위원회의지시가 하달되었다”면서 “이는 지난 제8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핵심 과업인 비상방역전투를 수행하는데 있어 방역 제1선에 서있는 의료·보건 일꾼들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는 내용”이라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정치사업자료에 명시된 중앙의 지시는 방역일군들의 책임성과 역할을 백방으로 높이자는 제목으로 되어있다”면서 “보건일군들은 오늘의 비상방역전의 제1선을 지켜선 전초병, 핵심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전위투사들이라면서 빈틈없는 방역사업을독려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자료에는 지금 세계적으로 새로운 변종 신형코로나비루스가 빠른 속도로 전파되면서 감염자수가 계속 늘고 있다는점을 강조했다”면서 “유럽의 많은 나라들에서 새로 등록되는 감염자들의 대다수가 변종비루스 감염자라며 이런 심각한 사태는 보건일군들의 역할과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우리는 현재까지 코로나비루스 확진자나 사망자가 한 명도 없는 코로나 청정국이라고 선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주민들은 대놓고 말을 하지 못할 뿐 코로나사태가 발생한 이후 원인 모를 고열과 감기증상으로 사망한 수많은 사람들을 가족에게 시신을보여주지도 않고 서둘러 화장한 이유가 뭔지 의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 정치사업자료에는 방역일군들과 보건일군들에게 해당 단위, 해당 지역의 비상방역사업을 놓고 당성, 혁명성, 인민성을 검증 받을 중요한 계기라며 투철한 관점을 지닐 것을 강조하는 내용도 있다”면서 “방역전선을 철통같이 강화하기 위한 투쟁에서 책임성과 헌신성을 남김없이 발휘해 나갈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며칠 전부터 도내 공장 기업소, 농장, 주민지구 등에서 방역학적 요구를 철저히 구현하기 위한 교양 및 통제사업이 실시되고 있다”면서 “중앙으로부터 보건일꾼들에게 조국과 인민의 운명을 책임진다는 비상한 자각을가지고 악성전염병의 유입을 막기 위한 비상방역사업에 헌신분투하라는 당 정치사업자료가 배포되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사업자료에서는 지역 주민들에 대한 검병검진과 위생선전사업을 맡고 있는 담당의사들의 책임성과 역할을 백방으로높일 것을 주문했다”면서 “한사람도 빠짐없이, 사소한 빈공간(빈틈)도 없이 철저히 검병검진과 위생선전사업에 온 넋을 쏟아 부어야한다고 요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은 지금까지 최고수준의 비상방역체계를 성공적으로 가동함으로써 우리나라에 코로나 확진자나 사망자가 한명도 없다고 선전해온 당국에서 요즘 새삼스럽게 비상방역사업을 사활적인 사업으로 들고 나서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있다”면서 “보건과 방역을 강조하면서 보건일군과 주민들의 당성, 혁명성, 인민성을 검증하겠다는 당국의 주장은 코로나방역을 하자는 것인지 인민들의 충성도를 검증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말 ‘코로나19 주간 상황보고서’ (Covid-19 Weekly Situation Report: Week 15)를 통해 북한에서 4월 15일 기준 총 2만4천542명이 코로나19, 즉 코로나 비루스 검사를 받았지만 보고된 확진자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샘플, 즉 시료 4만8천810개를 채취해 검사했으나 확진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북한에서 지난달 9~15일 사이 검사를 받은 인원은 총 716명이며, 이 중 101명은 독감 유사질환이나 중증급성호흡기감염증 환자라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올해 매주 700명 이상씩 유사한 검사 인원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앞서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지난 3월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달 초 북한 보건성이 코로나19 의심환자와 사망자들에 대한 전국적인 통계조사를 실시했다며 함경북도의 경우, 코로나19 의심 환자수가 총 1만3천여명에 달하고 코로나 의심 증상으로 사망한 환자 수도 백 여명이 넘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여전히 북한 내 코로나19 발병이 전혀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2020년 말 양강도 혜산에서도 40여명의 코로나 의심 환자를 강제 격리시키는 등 북한 내 발병 의심 사례는 앞서 수차례 전해졌습니다.
앞서 지난해 3월 말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원수님의 방침 관철을 위한 신형코로나 방역사업에 한 사람같이 떨쳐나서자’는 제목의 주민대상 강연회가 열렸다”면서 “이날 강연에 나선 연사는 우리 내부에 신형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강연자는 “코로나확진자가 발생한 곳은 평양시와 황해남도, 함경북도 단 세 곳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2월에도 청진의 한 병원에서 폐렴으로 사망한 환자들을 병원에서 서둘러 화장하고 병원전체를 소독하는 등 방역소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의 한 간부 소식통은 당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사망자의 시신을 가족에 돌려주는 관례를 깨고 병원에서 자체 화장한 것은 이들이 전염성 강한 병으로 사망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