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커 탈륨, 일 납북자 운동 관여자 신원 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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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세계 최대 컴퓨터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12월 북한 추정 해킹 조직 '탈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탈륨'이 일본 납북자 피해자 구출 운동에 관여했던 일본인의 신분을 도용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2월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피고 무명남1, 2(John Does 1-2), 즉 북한 해킹 조직으로 추정되는 ‘탈륨’(Thallium)이 미국 공무원과 연구원 등을 공격했다며 미국 버지니아주 동부 연방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24일 법원에 '탈륨'이 사용한 미국의 핫메일, 쥐메일, 후이스가드(whoisguard.com), 한국의 한메일(hanmail)과 다음(daum.net) 등의 전자우편 계정 14개에 자신들이 재판부에 '궐석 판결'을 요청할 것이라는 내용을 통보했습니다. (위 사진참고)

아울러 ‘탈륨’이 인터넷 주소(domain)를 등록할 때 사용했던 미국과 한국, 일본, 러시아 등 12개 실제 주소지에도 관련 내용을 담은 문서를 송달한 바 있습니다.

궐석 재판에서 피고인 ‘탈륨’이 법정에 출두하지 않거나 또는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을 때, 판사는 즉시 원고 마이크로소프트 측에게 구제 방법을 부여하는 명령이나 판결을 내릴 수 있습니다.

15일 연방 법원기록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궐석판결 요청 통보서를 송달한 12개 주소지 중 일본의 주소지 한 곳에서 자신이 '탈륨'과 관계가 없고 신분이 도용됐다면서, 자신은 일본인 납북 피해자 운동에 관여한 적 밖에 없다는 답신 서한이 재판부에 송달됐습니다. (사진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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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시마다 요이치(Shimada, Yoichi) 씨가 지난달 30일 재판부로부터 ‘탈륨’과 관련한 궐석판결 요청 통보서를 받았고, 이에 자신은 북한 해킹 조직인 ‘탈륨’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자신의 신원정보가 도용됐다고 지난 1일 재판부에 보낸 서한. RFA PHOTO

서한에 따르면 일본인 시마다 요이치(Shimada, Yoichi) 씨는 지난달 30일 재판부로부터 ‘탈륨’과 관련한 궐석판결 요청 통보서를 받았고, 이에 자신은 북한 해킹 조직인 ‘탈륨’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자신의 신원정보가 도용됐다는 서한을 지난 1일 재판부에 보냈습니다.

시마다 씨는 서한에서 무명남 1, 2, 즉 탈륨에 대해서 아는 정보가 없고,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일본 후쿠이현 후쿠이시 현재 주소지에는 북한인이 아닌 오직 일본인만 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관여했던 부분은 오직 불량정권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들의 귀환 노력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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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시마다 요이치 씨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관여했던 부분은 오직 불량정권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들의 귀환 노력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RFA PHOTO

특히 시마다 씨는 누군가가 허위정보를 이용했다면서, 자신은 현재 그리고 과거에도 ‘탈륨’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는 재판부에 모든 해커들이 반드시 체포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탈륨이 사용한 주소지와 전자우편 주소에 궐석판결 요청 통보서를 송달한 상태이기 때문에, 탈륨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궐석 판결’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측에 최종 승소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궐석재판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측이 승소할 경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지만 현재 청구된 배상금액 등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탈륨’이 이용한 50개의 인터넷 주소(domain)를 분석해, 인터넷 주소 등록인(Registrants)들이 미국과 한국, 일본, 불가리아 등 6개 국가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