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전투’로 주민통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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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올해 역시 주민들에게 '신년사' 학습과 새해 '첫 전투'과제를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부과하며 주민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새해를 맞는 북한이 해마다 연례적으로 벌리는 김정은의 '신년사' 학습과 거름생산 과제를 통해 주민들을 혹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제가 강화돼 뇌물을 고여도 거름생산 확인증을 떼어오기 어려워 졌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14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일반 근로자들은 신년사의 기본 체계를 줄줄 외워야 하고 각 초급당 조직과 근로단체들은 신년사 원문암송, 신년사 관철을 위한 웅변대회를 비롯한 여러 가지 방법의 학습경연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지정한 신년사 학습총화는 1월 20일까지이며 신년사 원문암송과 신년사 관철을 위한 웅변대회 우승자들에게 상품으로 제공할 '묘향' 판형컴퓨터(태블릿)와 평양피복공장에서 만든 오리털동복 등 여러 가지 상품들이 준비돼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직업이 없는 부양가족이나 일반 근로자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당, 근로단체 기층조직을 단위로 진행되는 '생활총화'와 '근로자들을 위한 정기학습' 시간에 신년사 기본 체계를 중심으로 학습 검열을 받게 된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한편 17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새해 '첫 전투'로 매 가정세대 부양가족들에게 인분 7백kg의 생산과제가 부과됐다"며 "퇴비(거름)로 바칠 경우 인분생산계획 7백kg의 세배인 2톤을 바쳐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일반 근로자들의 거름생산 계획량은 인분으로 1톤, 퇴비로 3톤인데 근로자들의 거름생산 과제가 더 높은 원인은 지배인과 초급당위원장, 기사장과 경리원을 비롯한 공장기업소 간부들의 몫까지 맡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까지는 웬만큼 안면이 있는 협동농장 간부들에게 뇌물만 먹이면 거름생산을 하지 않고도 확인증을 떼어 올 수 있었는데 올해는 그런 수법들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며 "그만큼 거름생산 관리 감독이 강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새해 ‘첫 전투’ 기간은 김정일의 생일 전날인 2월 15일까지”라며 “신년사 학습과 거름생산을 구실로 각 공장기업소들과 동사무소들은 아침저녁마다 출근도장을 찍는 방법으로 주민들을 바짝 조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