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화웨이와 북한 손전화 (1)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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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8년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박람회에서 화웨이(華爲)의 전시 부스.
사진은 2018년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박람회에서 화웨이(華爲)의 전시 부스.
사진-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화웨이와 북한 손전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주제는 대북제재와 밀접히 관련돼 있어서 좀 복잡합니다. 앞으로 두 번에 나눠서 다루겠습니다.

여러분도 중국 손전화 회사 화웨이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화웨이는 1987년 설립됐는데, 처음에는 전화기 스위치를 만드는 이름없는 회사였습니다. 그러던 화웨이가 사업분야를 꾸준히 늘리면서 이제는 종업원 수가 20만 명에 육박하는 세계 굴지의 통신회사가 됐습니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생산에 그치지 않고 통신장비 운영과 자문 서비스, 통신망 건설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중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급격히 확대해 왔는데요, 이제는 전세계 통신장비 회사들 중에서 가장 큰 회사로 우뚝 섰습니다. 화웨이는 손전화기 생산에도 진출해서 지능형 손전화기 분야에서는 한국의 삼성에 이어 세계 2위의 생산업체로 떠올랐습니다.

화웨이의 이런 초고속 성장의 뒤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이 있었습니다. 정부는 화웨이에 보조금을 주고 세금도 줄여줬고, 국책금융기관은 직간접적으로 돈을 꿔줬는데요, 그 걸 달러 환산하면 최소한 750억 달러에 달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미국은 이걸 불공정한 개입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힘을 키워서 외국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데, 화웨이는 정부의 지원 덕분에 가격을 크게 낮춰서 팔아도 손해가 생기지 않는다는 겁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화웨이가 만든 통신장비가 미국에 들어오면, 이 장비를 통해 오가는 자료들이 그대로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미국은 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기관과 기업들의 속사정을 중국 정부가 손바닥처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거죠.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이건 국가안보 문제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미국기업들이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행정조치를 취했고, 다른 동맹국이나 우방국들에도 미국의 조치를 따라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화웨이가 미국의 통신기술과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길도 막아 놓았습니다.

물론 화웨이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만, 미국 법무부는 화웨이의 불법행위를 계속 밝혀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화웨이가 금융사기를 벌이고 미국의 기술을 훔친 혐의가 드러났고, 이달 들어서는 미국 기업의 영업기밀을 빼돌린데 이어서 대북제재를 어겼다는 혐의까지 추가됐습니다.

미국 검찰의 공소장을 보면, 화웨이는 적어도 2008년부터 북한 통신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2008년과 2009년 2년 동안에만 2천만 달러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고, 이 거래 내역은 2012년에 화웨이가 미 하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도 나와있습니다. 문제는 화웨이와는 상관없는 다른 유통기업들이 북한과 거래한 거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겁니다.

미국 정부는 미국 기술이 10%이상 포함된 전략물자에 대해서는 외국기업들이라도 미국 상무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화웨이가 이걸 어기고 북한과 거래했다는 거죠.  화웨이의 통신장비는 미국 기술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2009년 이후에도 화웨이는 북한과 실제로 거래했지만, 이걸 미국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금융기관들에도 북한과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겼습니다. 제재망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2017년에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2397호는 통신 장비를 북한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는데, 화웨이가 이걸 어겼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알아보고,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시간에 살펴보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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