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삶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남한의 보금자리’ 시간입니다. 오늘은 탈북자 임일 씨의 이야기로 임 씨는 지난 1968년 평양에서 태어나 대외경제위원회에 근무하다가 쿠웨이트로 파견돼 건설 근로자로 일하던 중 97년 남한으로 망명했습니다. 임 씨는 또 자신의 남한생활 경험을 ‘평양으로 다시 갈까?’라는 제목의 책으로 엮어 출판해 화제가 된 인물이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이진서 기자가 임일 씨를 만나봤습니다.
대부분의 탈북자분들의 탈북동기가 북한에서의 생활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임 선생님은 어떤가요?

임일: 저는 온 시기가 비슷하고요. 94년도부터 북쪽에서 김 주석이 서거한 이후부터 평양에서도 아사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장 어려운 시기가 96년, 97년 그때부터인 것 같은데 제가 96년도에 쿠웨이트로 대외건설 파견단의 일원으로 쿠웨이트로 나갔습니다. 96년 11월에 그리고 다음해 3월26일 쿠웨이트 주재 남한 대사관을 경유해서 남한에 입국했습니다.
쿠웨이트 쪽에는 북한 노동자들이 많이 있습니까?
임: 북한이 그쪽으로 많이 보냅니다. 정확히 95년도부터 북쪽 근로자들이 쿠웨이트로 많이 송출 됐습니다. 95년도부터 인력이 송출돼서 제가 4개월간 그곳에 있었는데 당시 1천8백 명가량이 있었고, 2005년 현재 제가 알기로는 대략 5천 명의 북한 근로자가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 이 사람들이 건설업에 많이 동원되는데 북쪽이 건설 기술이 좀 떨어지니까 다른 외국 회사의 하청으로 들어가서 일을 하죠.
북한에선 선망의 대상이 됐던 계층에 있었던 것 같은데 언제 남한에 가야 되겠다고 결심을 하셨나요?
임: 제가 대한민국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시절부터인 것 같습니다. 결정적인 희망의 동기를 품은 것은 93년으로 추측이 됩니다. 당시 대외경제위원회에 취직을 해서 일을 하면서 동료들이 해외에 나갔다 들어온 소감들을 자연스레 술자리에서 말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때 삥 돌려서 남조선의 발전상에 대해서 듣게 됐고, 내가 알던 남조선과 실상이 다르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평양에 있을 때부터 전 서울에 오고 싶었습니다. 또 운 좋게 쿠웨이트 발령 받아서 나가서 거기서 오게 됐는데 현재까지도 내가 알기로는 쿠웨이트에서 남한에 온 것은 유일무이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평양에서 태어나서 84년도에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사회안전부에서 공무원의 일종으로 근무를 했고, 평양 떠나기 한 3년 전에는 대외건설위원회로 자릴 옮겨서 일을 했습니다. 태어나서 평양을 떠날 때까지 한 29년이 되는데 평양에서만 살았습니다.
남한생활 8년 만에 책을 한권 냈는데 직접 소개를 해주시죠.
임: 저는 ‘평양으로 다시 갈까’라는 책에 첫째로 고향에 대한 나의 애정을 담았고, 둘째로는 자유, 특히 우리나라 정치인들 대단하지 않습니까. 국회에서 싸움질 하는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생방송으로 내보낼 때는 그 모습을 보고 정말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다시 평양으로 갈까라는 생각이... 또 이 책에는 남한 사회에서 알 수 없는, 또는 풀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질 때 경험담을 재미있게 모두 담았습니다.
책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북한 신생아나 산모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겠다고 했는데 맞는지요?
임: 네, 북녘의 어린이도 분명히 대한민국의 어린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일은 언젠가는 꼭 오지 않겠습니까, 분단은 잠시고. 그렇다면 북녘의 어린이도 우리가 조금 신경을 써서 그들을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누가 뭐라 해도 어린이들은 우리들의 꿈이고 희망이고 전부인데 그들의 건강을 우리가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그런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남한에서 가정을 이룬 것으로 아는데 가족사항은 어떤가요?
임: 제가 2002년에 같은 고향 후배 여성과 결혼을 해서 아들 하나 두고 있고 재밌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남한생활 8년간을 정리한다면 어떤가요?
임: 이 시점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래도 대한민국은 꿈과 희망이 있는 나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꼭 어디서 어떤 일을 하는가 보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자기가 하는 노력만큼은 분명히 대가가 차려지는 것이 대한민국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