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종독감 치료제 ‘한국서 지원’ 숨겨

워싱턴-정영 ot@rfa.org
2010.01.29
MC: 한국 정부가 지원한 신종독감, 즉 신종플루 치료제가 북한에서 널리 쓰이고 있지만, 북한은 그 약이 한국산이라는 것을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2월 18일, 한국정부는 북한의 신종풀루 확산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치료제 50만 명분을 판문점을 통해 긴급 지원했습니다.

한국정부가 지원한 신종플루 치료제는 타미플루 40만 명분과 리렌자 10만 명분입니다. 치료제를 접수하기 위해 나온 박용일 북한 적십자중앙위원회 중앙위원과 한수철 보건성 국장 등 5명도 남측의 신종플루 치료제 지원에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치료제 전달을 맡았던 김영일 통일부 인도지원과장의 말입니다.

“북측에서는 경험이 많은 남측에서 신종플루 치료제를 지원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남측의 경험을 듣고 참고하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지원된 신종플루 치료제는 북한의 신종독감 치료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에 전달된 신종풀루 치료제는 평양시를 비롯해 각 도, 시, 군까지 전달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치료제가 첫 신종풀루 발생지역인 신의주, 곽산군 지역들에 대거 투입되면서 지금은 그 지방에 환자들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해 12월 9일 신의주 지역에서 첫 신종풀루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한 후, 북한은 이 지역을 여행제한 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소식통은 얼마 전부터 이 지역에 대한 여행증 발급이 승인된 것으로 보아 북한의 신종풀루 확산이 어느 정도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신종풀루 치료제가 한국에서 지원되었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과 거래하고 있는 익명의 한 무역업자의 말입니다.

“의사들은 정확히 한국에서 온 것이라고 아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비밀로 하라고 보건부문에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에 한국에서 지원된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북한 보건당국은 병원 의사들에게 신종풀루 치료제가 한국에서 온 게 아니라 유엔에서 들여온 거라고 주민들에게 알려줄 것을 지시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신의주의 어느 한 병원에도 타미풀루가 공급되어 환자들에게 투여되고 있지만, 환자들은 그 약이 한국제인지 모르고 복용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의사출신 탈북자들은 치료제가 한국산이라는 것을 주민들이 알면 남한에 대한 환상이 커질까봐 당국이 이러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 보건당국은 신종풀루 환자로 확진된 환자들을 그 지역 결핵병동이나 간염병동 등에 격리시켜 치료받게 하고, 열이 나는 등 증세가 있는 환자들은 집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고 치료하고 있다고 함경북도 지방과 연락하고 있는 다른 탈북자들도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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