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현지취재5] 단고기까지 나선 북한의 외화벌이

200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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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둥-박성우

단둥 기획 마지막 편, 북한에서는 개고기를 단고기라고 하지요. 그런데 요즘은 이 단고기가 외화벌이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음식점까지 들고 나가 외화벌이에 나선 북한. 그리고 북한과 제일 가까운 중국 도시, 단둥에 비친 북한의 변화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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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심양에 위치한 < 평양단고기집> - RFA PHOTO/박성우

남북 열차 시험 운행으로 개성으로 서울에서 열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앞으로는 서울에서 아침 먹고 점심은 금강산에서 먹을 수 있다는 말들이 나오지만 사실 남한 사람들은 이런 기대나 희망에 담담합니다.

열차 운행만 안됐다 뿐이지 그동안 평양이나 개성은 가볼만 한 사람들은 이미 다 가봐서 평양의 한 호텔 로비에서 오히려 남한에서 못 만났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있습니다.

이처럼 발길이 잦다보니 북측을 방문하는 남한 사람들 사이에는 평양이나 개성에 자연스레 단골 음식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남한의 시민단체인 < 통일맞이>의 김재규 사무차장의 말입니다.

김재규: 항상 이제 가는 곳이 옥류관 하고 단고기 집도 있구요...

단고기는 남한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먹기에 눈치 보이는 그런 음식이지만 북한 사람들이 바로 이 단고기를 남한 사람들을 상대로 팔아서 돈을 벌고 있으니, 이는 가히 북한의 변화 중 대표적인 것이라 일컬어도 과언은 아닌 듯 싶습니다.

구슬픈 북한 노래가 들리는 이곳은 단둥에서 자동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심양의 한 식당 골목입니다. 이곳 심양은 남한 사람들이 워낙 많이 찾는 곳이어서 10여개의 북한 식당이 성업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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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북한식 단고기 - RFA PHOTO/박성우

앞서 < 평양단고기집>을 자주 들린다던 남쪽의 김재규씨가 말하던 바로 그 단고기 집이 이곳 중국땅 심양에 들어섰습니다!

이곳 심양에서, 그 중에서도 남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서탑(西塔)가에서 이 단고기집은 지난 2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이렇게 북한 밖에서 < 평양단고기집>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하는 건 이 심양이 처음입니다.

저녁 7시. 이미 식당안은 손님들로 가득합니다. 중국 사람도 많습니다. 옛부터 단고기를 좋아한 중국인들에게도 북한식 단고기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인깁니다.

조장 동무를 포함해 복무원 여덟 명이 손님들에게 바쁘게 음식을 나르고 있습니다. 복무원들은 친절하기 그지없습니다.

복무원: 단고기는 국물이 기본입니다. 이거 다 잡숴야지 약됩니다. 땀을 흘리면서 잡숴야지 병균이 다 바깥으로 나온단 말입니다.

북한 단고기의 특징을 손님들에게 설명해 주기도 합니다.

복무원: 이게 좁쌀밥. 단고기에는 꼭 좁쌀밥하고 같이 잡숴야지 소화도 잘 되고... 모르는 거 많이 배웠지요?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한 상술도 뛰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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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을 돋구기 위해 복무원들이 손님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 - RFA PHOTO/박성우

복무원: 여기에 하나 없는 게 있습니다. ( 기자 : 뭐요? 해구신? 아... 그거 못먹겠더라) 왜 그걸 잡숴야지...

저녁 8시. 두 명의 복무원이 구슬픈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노래 1절을 부른 다음 복무원들은 손님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기도 합니다. 음식도 먹고. 공연도 보고... 이게 바로 북한 식당의 매력이라고 < 통일맞이>의 김재규 사무차장은 말합니다.

김재규: 이색적이면서 또 잘 훈련된 일꾼들이 나와 있어 친절하기도 하지만 세련된 면이 있는 거 같구요. 음악이나 여흥이 깃들여지는 공간이 돼서 여러 사람이 좋아하고...

이렇게 높아지는 인기 속에서 이제는 단고기까지 들고 나와 중국 땅에서 외화벌이에 나서고 남한 사람이라도 이들을 손님으로 받아 돈을 벌려하는 안간힘을 볼 수 있습니다.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은 가까워 보이면서도 여전히 멀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북한과 가장 가까운 중국 땅 그리고 남한 사람들과의 접촉이 제한적인가운데서도 눈치 안보고 이뤄지는 이곳 단둥에 비친 북한은 느리지만 변화를 마냥 거부하지만은 못하고 있다는 조금은 낙관적인 전망도 갖게 합니다.

중국땅에 진출한 북한 식당들. 2천여명이 넘는 외화벌이꾼. 그리고 설익은 것이지만 남한 사람들을 상대로 사업 계획을 펼쳐보이는 북한 사람들.. 이런 모든 것이 앞으로의 변화를 감지하게 합니다.

그러나 굶주린 북한 주민들이 중국 땅으로 빠져나와 인신매매와 마약의 공포에 다시 한번 고통을 당하는 인권 말살의 현실은 앞으로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갖고 개선야야 할 숙제로 남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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