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년 공동사설] 한국 격렬 비난하며 미국엔 유화적 표현

북한은 1일 신년 공동사설에서 한국의 이명박 정부에 6.15공동선언과 10.4남북정상선언의 이행을 요구하면서 비난한 반면 미국의 오바마 차기 정부에는 핵협상 의지를 밝히면서 미북관계 개선에 적극적 태도를 나타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서울-노재완 xallsl@rfa.org
2009.01.02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1일 새해를 맞아 발표한 공동사설에서 이명박 정부를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전면 부정하고 파쇼독재 시대를 되살리며 북남대결에 미쳐 날뛰는 남조선 집권 세력"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공동사설에서 극렬한 표현으로 남한 당국을 비난한 것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래 없던 일입니다. 북한은 또, 사설에서 자력갱생과 식량문제의 자력해결을 강조해 한국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내 북한 전문가들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최용환 경기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입니다.

최용환: 올해 남북관계는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그다지 시작이 좋지 않을 걸로 생각이 듭니다. 지난 12월24일 조국통일연구원 '고발장' 글에서도 굉장히 심하게 남북관계에 대해서 사사건건 지적을 해놨고요. 이번 신년사설에서도 미국관계와는 달리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굉장히 경직된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상반기까지는 남북관계 이 상태로 갈 것 같습니다.

반면에 미국에 대해서 북한은 예년과는 달리 비교적 유화적 표현을 써 가며 미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공개적으로 거론해 핵협상에 나설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이는 오바마 미국 차기 정부를 겨냥한 입장 표명으로 해석됩니다. 아울러 지난해 언급했던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과 미군기지 철수가 빠진 것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이런 대목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이 드러날 때까지 미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몇몇 전문가들은 미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한의 이 같은 의지에 대해 북한 당국이 외교적 성과를 알리기 위해 만든 내부 선전용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입니다.

이기동: 김정일 위원장의 대미외교를 비롯한 자주외교의 성과를 부각하기 위한 선전용으로 봐야합니다.

사설은 또 내부적으로는 체제 결속을 강조했습니다. 체제 결속의 강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과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내부단속으로 풀이됩니다.

이와 함께 1950년대 천리마운동을 강조한 것은 한국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내부 자원을 국가적으로 동원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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