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에이즈 감염 안심할 수 없어”

12월 1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입니다.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2천8백만 명이 에이즈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습니다. 북한당국은 북한에 에이즈 환자가 한 명도 없다는 입장이지만, 북한도 에이즈 감염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되기 어렵다고 유엔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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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서울에서 한 아이가 ‘세계 에이즈의 날’ 대형 기념 리본에 꽃을 달고 있다 - AFP PHOTO/JUNG YEON-JE

에이즈, 즉 후천성 면역 결핍증은 HIV라는 바이러스가 인체의 면역기능을 약화시켜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에이즈 감염은 무분별한 성관계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수혈이나 주사기 등을 통해서도 이뤄질 수 있습니다. 또 산모가 에이즈에 걸리는 바람에 뱃속의 아기가 그대로 감염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 유엔 에이즈 (UNAIDS)에 보고된 자료가 없어 전체 성인인구의 0.2% 미만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입니다. 북한은 지난 2004년 에이즈에 걸린 27명의 외국인들을 출국 조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철저한 예방과 관리 정책을 통해 북한주민 가운데는 단 한 건의 에이즈 감염도 없다고 줄곧 밝혀왔습니다. 북한당국은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이같은 입장을 관영매체를 통해 거듭 밝혔습니다.

그러나 유엔 에이즈의 루이즈 라우레스 (Luiz Loures) 세계 에이즈 퇴치 계획 국장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도 에이즈의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Loures: (We are facing a global epidemic. No region is protected by geographical definition.) 에이즈는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전염병입니다. 어느 지역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몇 년 전까지 에이즈 환자가 거의 없던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도 지금은 에이즈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에이즈 확산은 북한처럼 사회가 철저히 통제됐는지 여부 보다는 주민 각자가 얼마나 성생활을 안전하게 하는 지로 결정되는 겁니다.

라우레스 국장은 여러 사람과 성관계를 갖는다거나 성관계 때 콘돔 같은 보호용구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혹은 같은 주사기로 여러 사람이 마약을 투여할 경우 에이즈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전세계 에이즈 확산 방지를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 기구인 유엔 에이즈(UNAIDS)에 따르면 2005년말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3천8백만 명이 에이즈 환자로 확인됐으며, 지금까지 2천 8백만 명이 에이즈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특히 남아프리카 지역은 작년말 현재 에이즈 환자가 2천5백만 명을 넘어 전세계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무엇보다 에이즈에 관한 교육과 인식이 부족하고 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반면 유럽과 중동, 동북아시아 지역은 에이즈 예방과 치료를 위한 강력한 정책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에이즈 환자 발생 비율이 낮은 편입니다. 남아프리카 지역은 전체 성인인구의 15-30% 정도가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유럽과 중동, 동북아시아지역은 0.1%가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마약 사용자들과 매춘부들을 중심으로 에이즈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남한도 에이즈 환자수가 매년 증가추세에 있는데, 금년 9월까지 확인된 감염자 수는 모두 4천명이 넘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