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선전 나팔수에 호화주택 선물...주민 박탈감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2.04.15
김정은, 체제선전 나팔수에 호화주택 선물...주민 박탈감 김정은 총비서가 김일성 110회 생일(4월 15일ㆍ태양절)을 앞두고 새로 조성된 평양 고급 주택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연합

앵커: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평양 보통강 경루동에 완공된 고급주택을 선전 부문 종사자들에게 선물했다는 소식이 북한 관영 매체에 보도(4/13)되었습니다. 주민들은 신분 차이에 따른 박탈감을 호소하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4일 “태양절을 맞으며 최고존엄이 평양 보통강 기슭에 일떠선 다락식 고급주택을 조선중앙텔레비죤 방송원들과 론설위원 등에 선물한 소식이 텔레비죤으로 보도되면서 주민들은 부러움과 함께 심한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크고 화려한 고급주택을 선물 받은 방송원 중에는 수십 년 동안 텔레비죤에서 정치보도를 전문으로 하면서 전국에 알려진 이춘히 방송원과 그의 가족이 선물 주택 안에서 최고존엄과 기념사진 찍는 모습이 주민들의 눈길을 모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최고존엄의 주택선물 정치를 보면서 주민들 속에서는 일 잘하는 자식보다 이춘히 방송원처럼 말 잘하는 자식을 낳아야 한다며 부러움과 박탈감을 동시에 드러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나도 기계공장에서 수십 년째 선반공으로 묵묵히 일을 하고 당에 충성하며 살아왔으나 아직 국가로부터 작은 단층집 하나도 공급받지 못했다”면서 “그런데 체제선전에 앞장서고 있는 당의 나팔수들이 고급주택을 선물 받는 모습을 보니 나 같은 사람은 이 나라에서 사람 값에 들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지난해 4월 평양 보통강 강안지구에서 착공된 다락식 주택건설이 1년 만에 완공된 것은 최고존엄 지시로 당중앙이 직접 건설 지휘를 주도하고 당원돌격대가 주야로 건설에 내몰려 모진 고생을 한 결과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나도 평안남도 당원돌격대로 선발되어 평양 보통강 다락식 주택건설에 동원되어 일했는데, 올해 3월 주택건설이 완공단계에 들어서자 중앙에서는 각 지역에서 온 당원돌격대를 전부 지난 2월 착공한 평양 5만세대 2단계건설인 화성지구 1만세대 건설노력으로 돌렸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태양절을 맞으며 우리의 피땀으로 멋있게 건설된 평양 보통강 경루동 고급주택이 최고존엄을 칭송하거나 당의 사상을 선전 선동하는 당의 나팔수들에게 선물되는 모습을 텔레비죤으로 보니 온 몸에서 힘이 빠지고 건설현장에 땀 흘려 일할 의욕을 잃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원돌격대와 청년돌격대는 일하는 기계처럼 죽도록 노동에 시달리는데 체제선전에 앞장서 입만 놀리거나 글만 쓰는 사람들은 고급주택을 선물 받으며 호의호식 하니 우리나라의 현실은 옛날의 봉건노예제도나 다를 게 없다며 당의 나팔수만 사람이냐”고 반문했습니다.

 

한편 지난 13일,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평양 중심부에 최상의 수준으로 건설된 보통강 경루동 다락식 주택 준공식에 참석했으며, 50 여 년간 당의 나팔수로 일해 온 이춘히 방송원과 최성원 방송원, 동태관 론설위원에게 선물한 새집을 돌아보면서 해당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평양 보통강 강안지구에 건설된 경루동 다락식 주택은 지난해 4월 김정은 참석 하에 착공되었으며, 평양시 5만세대 살림집 건설과는 별도로 당 중앙위원회가 건설사업을 책임지고 1년내 완공하여 과학자, 교육자, 문필가 등에 선물하겠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보통강 다락식 주택의 경우 경치도 좋고 평양 중심구역인데다 현대식 신형 주택이기 때문에 현 시세는 15만 달러 이상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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