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인터뷰] 라미 김 교수 “북 억제 위해 한∙일에 미 확장억제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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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 육군대학(U.S. Army War College) 국가안보전략학부 라미 김(Lami Kim) 교수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확장억제를 제공해야만 북한을 억제할 수 있다며 미국 핵우산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김 교수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은 북한의 핵위협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는데, 3국의 연합훈련 등 협력 강화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지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미 육군대학(U.S. Army War College) 국가안보전략학부 라미 김(Lami Kim) 교수.
미 육군대학(U.S. Army War College) 국가안보전략학부 라미 김(Lami Kim) 교수.

김 교수 :무엇보다도 저는 3국간의 연합훈련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봅니다. 물론 세 정상이 협력 강화에 합의했고, 특히 한·일 정상은 원칙적으로 대북 억제를 위한 협력 강화에 합의했지만 실제로 이를 이행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겁니다. 미국 대통령이 상호운용성 측면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돕는다는 전제 하에 북한의 핵무기 사용 등 군사력을 과시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시험하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미국의 확장억제에 따라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돕는다면 두 국가는 북한의 군사력 사용을 억제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 그렇다면 한국이 현재 북한을 억제할 수 있는 군사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김 교수 : 이것 또한 미국이 한국을 도울 것인지 아닌지 일종의 핵심 가정에 달려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한국이 독자적으로 북한을 억제할 능력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한미의 억제 능력과는 다르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후자는 당연히 억제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없이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북한을 억제할 수 없습니다. 물론 한국은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북한의 핵 미사일 기지에 킬체인(Kill Chain) 같은 선제타격과 미사일방어체계, 그리고 흔히 '참수작전' 또는 '정권교체전략'으로 알려진 대규모 보복 전략이 한국이 구축한 세 가지 방어 체계입니다. 이것은 미국이 한국을 돕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미국에 너무 의존하지 않고 북한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려는 한국의 시도입니다. 킬체인 측면에서 보면 한국이 북한의 미사일 기지, 자산이 어디에 있는지 알기 위해 ISR, 즉 정보·감시·정찰 능력 등을 더 갖춰야 합니다. 다만 한국이 필요한 역량을 습득해 킬체인과 미사일방어체계를 위한 역량을 강화한다고 해도, 본질적으로 독자적 방어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미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 능력 및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등의 개발로 한국의 미사일방어체계가 효과적으로 이를 요격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참수작전'이 무력 사용시 큰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에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수 있어 더 타당성이 있다고 봅니다.

기자 :한국 대통령실 발표에 따르면 한미는 북한 개인과 기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했습니다. 이러한 새 대북제재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 교수 :지난 5월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해 부결된 새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에는 순항미사일 관련 제재가 포함됐었습니다. 최근 북한이 순항미사일 능력 강화를 과시했기 때문에 제재 대상을 순항미사일로 확대하려는 내용이 다뤄졌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 외에 북한이 사이버 범죄와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범죄를 통해 경화를 획득하려 했기 때문에 블록체인 관련 제재가 포함됐을 수 있는데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강화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차단하기 위함일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개별 국가들은 일방적으로 더 많은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현재 시행 중인 제재는 이미 상당히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재를 가하는 것은 지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도구라고 봅니다. 현 시점에서 얼나마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기자 :한미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핵실험 시기를 두고 북한이 의도적으로 미국이나 한국의 선제적 행동을 기다리거나 특정한 때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십니까?

김 교수 :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앞두고 있다고 보는 이유는 2017년 그들이 파괴한 핵실험장을 복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려는 것은 북한이 미국과 한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보내는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기술적인 이점을 제공하는 미사일 발사 시험과 달리, 핵실험이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한국 또는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에 대해 우려하게 만들기 위해 더 파괴적인 핵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북한 측의 핵실험 준비는 다른 나라들이 이를 충분히 심각하게 받아들여 북한에 일종의 긍정적인 장려책 같은 것을 제안하길 바란다는 정치적 메시지로 봅니다. 북한이 때를 기다리고 있는 건지, 핵실험을 하려는 모습을 (일부러) 내보이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모든 것의 목적이 차후 협상장에서 북한이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지렛대를 얻기 위해서라고 봅니다.

앵커 :지금까지 미국 육군대학의 라미 김 교수와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엔 서혜준 기자였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