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19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면서 군사동맹급 협력을 과시했습니다. 북중관계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될까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이후 한층 깊어진 양국 관계를 과시하며 초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
북러 양국은 지난 19일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의 전문을 20일 공개하면서 국제적인 우려를 샀습니다.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을 시 지체 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이 조약은 양국이 구소련 시절 맺은 '조·소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과 2000년대 초 양국이 맺은 '우호·선린·협조 조약'의 내용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북러 간 군사동맹급 조약이 현실화한 가운데, 양국의 협력이 북중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그동안 자신들을 압박했던 미국의 관심을 돌릴 수 있어 북러관계를 지지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러시아에 대해 잃을 수 있는 영향력의 유형에 대해 확신하지 못해 양국의 협력에 대해 우려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프랭크 엄 연구원: 중국은 현재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며 중국의 이익을 크게 훼손한다고 느낄 때까지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중국이 어떻게 행동할지 알 수 없는 요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미 연구기관 로그 스테이츠 해리 카지아니스 대표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은 현재 난감한 입장일 것”이라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깊은 협력은 중국 입장에서 ‘김씨 일가의 충성심을 얻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중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인, 제재 집행을 완전히 간과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또 북한 수출의 90%가 중국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중국이 원하면 언제든지 김정은 정권에 대한 제재를 효과적으로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중국이 북러 간 군사동맹급 조약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을 거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홍민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과 러시아가 조약을 맺기 전 중국과의 협의도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홍민 연구위원: 사실 푸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 제일 먼저 중국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중국과의 정상회담 과정에서 아마 북한과 이미 진행 중인 이 조약 체결 준비를 일정 부분 언지를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조약 준비를 마친 다음에는 중국에게 일종의 설명을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실 중국이 반발을 하거나 반대를 했다면 이 조약을 맺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여져요. 왜냐면 지금 상태에서 러시아에게 중국은 굉장히 중요한 존재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대항해 지속적인 견제를 하기 위해서는 중국과도 전략적인 협력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는 겁니다.
또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의 장기화가 예측되는 가운데 중국은 오히려 이 구도를 긍정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홍민 연구위원: 중국에서는 북러의 조약이 우려스러운 부분은 많지만, 이들이 일정한 수준에서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다면 이런 협력이 오히려 미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서 중국이 대미 견제의 측면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런 긍정적 측면들을 아마 발견했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물론 우려하는 부분도 굉장히 큽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