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사태로 더욱 악화된 북한 내 인권 상황이 지난해에도 이어졌다며,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가 지적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11일 지난 한해 전 세계 각 국가들의 인권 문제를 다룬 ‘2024 세계 인권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인 북한 정권이 2023년에도 코로나 방역을 핑계로 국경, 무역, 여행, 이념 등에서 극단적이고 불필요한 통제를 지속하며, 고립과 탄압을 심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정권에 의한 이러한 통제는 기존의 식량 위기와 국가의 만성적인 의약품 및 기타 생필품에 접근 부족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북한 주민들의 주요 경제 활동인 시장 활동을 제한시키면서 주민들의 생계 능력 역시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이 와중에 북한 정권이 1월부터 9월까지 장거리 대륙간 탄도미사일 3발을 포함해 30회 이상의 미사일 시험을 실시하는 등 계속해서 무기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보고서는 ‘표현 및 정보의 자유’와 관련해 북한 정권이 지난해 한국 영상을 시청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공개재판을 열고, 담당자에게 10년의 노동형을 선고하는가 하면 한국어를 사용한 청소년 운동선수 20명에게 3~5년형의 노동형을 내린 사례를 기술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2020년 코로나 방역을 위해 국경을 폐쇄한 이후 지난해 3월 일부 중국 외교관의 입국을 허용하고, 8월에는 항공편을 통해 해외에 있던 주민들의 송환을 시작하는 등 일부 국경이 열렸지만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지난해 중국이 국경에 대한 보안 및 감시를 강화해 북한 주민들의 탈출과 이동에 큰 장애가 됐다며, 중국 정부가 계속해서 북한 탈북민들을 억류하고 강제 북송함으로써 유엔난민협약 당사국의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 및 의약품에 대한 만성 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은 지난해 북한 정권이 군사 및 안보 개발을 우선해 식량, 의약품 및 기타 생필품에 대해 거의 전적으로 중국과의 공식 및 비공식 무역과 민간 유통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대북특별보고관의 발표를 인용해 코로나 사태가 여성 및 여아동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언급하며, 북한 내 여성 성폭력, 성차별 등 심각하고 만연한 여성 권리 침해를 해결하기 위한 의미 있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북한 정권에 의한 인권 유린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재천명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017년 이후 6년 만에 북한 인권을 논의하는 등 국제사회 차원의 북한 인권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뤄졌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북한 인권 관련 결의안을 채택하지 못했고, 3월, 5월, 6월 열린 무기 관련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가 최소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11일 뉴욕에서 열린 보고서 발표회에서 티라나 하산 사무총장은 지난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인권 탄압에 대해 말하며, 정권에 의한 인권 유린으로 주민들의 자유가 억압받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산 사무총장 : 정부가 보편적이고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법률과 원칙을 간과하거나 거부할 때 누군가는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건강이나 생계, 삶의 자유와 같은 것들이죠. 우리 공동 인류에 대한 위협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