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금강산지구 내 해금강호텔 이외의 한국 측 시설인 골프장에 대한 철거 동향을 추가로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금강산지구 내 한국 측 시설을 철거하고 있는 추가 동향이 포착됐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12일 북한 금강산지구 내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호텔 외에도 한국 내 민간기업인 아난티 소유의 골프장에 대해서도 철거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난티는 휴양 시설과 관련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 기업입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11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 측에 관련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아난티와도 추가 동향이 있는지 파악해줄 것을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한국 정부가 해금강호텔과 골프장 해체와 관련해 요청한 사안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 통일부는 한국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북한의 일방적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해금강호텔을 해체하고 있다는 동향을 파악한 이후 4월 초 한국 정부의 입장을 북한에 구두로 전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에 호응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습니다.
차덕철 한국 통일부 대변인 직무대리 (지난 11일):북한은 해금강호텔 해체에 대해 한국 측에 충분히 설명하고 금강산 문제 해결을 위해 조속히 협의에 호응해 올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북한이 아난티 소유의 금강산지구 내 골프장을 해체하고 있다는 동향에 대해 아난티 측은 자사의 대외 신뢰도 손상 등의 영향을 고려해 금강산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난티 관계자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2008년부터 운영이 중단된 금강산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며 “금강산 관광특구에 보유한 골프장과 리조트의 자산을 손상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난티가 금강산 관광구역에 보유하고 있는 골프장과 리조트, 즉 휴양시설 등의 자산 가치는 지난해 12월말을 기준으로 모두 507억 원, 약 4120만 달러입니다. 이 골프장과 리조트는 지난 2008년 개장을 앞두고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이 벌어지면서 중단돼 운영되지 않았습니다.
아난티 관계자는 “아난티가 운영 중이거나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이 7개나 되는 상황에서 500억 원 정도 되는 (금강산 내) 자산에 의해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가 지속적으로 손상 받는 것보다 깨끗하게 정리하고 미래에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금강산지구에 산불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3시 20분경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지역의 금강산 구룡연 및 고성항 주변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수백 정보의 산림과 시설이 불에 탔습니다. 북한 매체는 산불이 지난 10일 오전 11시 20분경 진압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한국 통일부는 북한 측의 고성 온정리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고 한국 측 시설들의 피해 상황에 대해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 구룡현과 고성항은 금강산지구 내 우리 시설들이 있는 지역”이라며 “한국 시설에 어떤 피해가 있는지 파악하고 있고 관련 사실 (확인)도 북한에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