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 군복무기간에 북 청년들 불만
2023.03.20
앵커: 최근 여성 군인과 남성 군인들의 5년, 8년의 군사복무 기간에다 3년간의 농촌 배치를 추가해 8년, 11년으로 군복무기간을 연장한 북한에서 젊은이들이 당국의 세계최장의 장기복무 강요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7일 “요즘 중앙군사위원회의 군사복무 변경조치에 따라 전국의 모든 청년들이 초모대상이 되었다”면서 “올해부터 입대하는 군인들은 새 군사복무규정에 따라 총 11년동안 복무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초모(입대) 대상자들과 주민들은 크게 늘어난 군사복무 기한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면서 “군대에 입대하여 제대할 때까지 군사훈련에다 건설장에서의 노역과 고된 농사일까지 떠맡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주민 증언: 요즘 (졸업반) 애들이 군대를 가기 싫어해요. 11년이예요. 1월 달에 (군복무가 변경된 내용이) 다 나(포치)왔거든요. 11년이라고 하는데 누가 군대에 가겠습니까. 요즘은 돈만 주면 입당도 하는데...
소식통은 “여기(북한)서는 17살에 고급중학교를 졸업하면 우선 군대에 입대하게 된다”면서 “졸업생 중에 입대 대상자는 전염병 외에 웬만한 심장병이 있어도 입대해야 하고 키가 남자 155cm, 여자 150cm, 몸 무게 50kg 이상이면 누구나 입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군복무 기간이 3년이 더 늘어나 남성은 11년, 여성은 8년이 되고 군입대 면제를 받으려면 뇌물액수도 기존의 중국돈 3천원에서 6천원(약 870달러)으로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군입대 기피자가 늘자 도 군사동원부에서는 최근 의사가 발행한 진단서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이제부터 병을 핑계로 군입대를 면제받으려면 입대 연령 4~5년전인 12살~13살부터 장기 환자로 등록하고 병에 의한 입대면제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일단 뇌물을 고여서 군입대 면제를 받는다 해도 또 돌격대라는 함정이 기다리고 있다”면서 “군입대에서 제외된 대상은 돌격대로 선발되어 농장과 광산, 건설장에 동원되기 때문에 힘없고 돈이 없으면 입대 대상에서 제외된다 해도 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새로 변경된 군사복무제로 인해 대부분의 청년들이 군대에서 청춘을 다 보내야 할 판”이라면서 “올해부터 남녀군인들은 3년 더 농장에서 일해야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할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중앙군사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남녀 군사복무기한이 3년 더 늘어나자 남성은 11년, 여성은 8년 군복무를 해야 한다”면서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돈 많은 주민은 뇌물을 써가며 보다 편한 부대에 자녀를 입대 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부 간부자식들은 부대에 돈과 물자를 바치고 한 번에 6개월 정도 집에 서 놀면서 군복무를 하고 있다”면서 “내 이웃 간부의 아들도 타지에서 이동 임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꾸며놓고 집에서 놀면서 군복무기한을 채우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에는 여성도 의무복무제를 시행하면서 딸자식을 가진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면서 “올해부터 여자도 17세에 입대하여 25살까지로 늘어난 군복무 기한을 다 마쳐야 되는 절망적인 상황에 대해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은 청년들의 군복무 기한을 늘여(늘려) 부족한 군 병력도 채우고 모자란 건설, 농사인력도 해결하려고 한다”면서 “하지만 군 인력부족의 근본원인이 식량난으로 하여 주민들이 자녀를 낳지 않거나 1명씩 낳기 때문인데 군복무기간을 늘여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3월 7일 북한당국이 군복무제도를 변경해 군입대 후 복무를 마쳐도 3년간 농촌에서 일해야 제대할 수 있도록 군복무기간 연장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