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악어의 눈물’ 설득력 없어…무기개발에만 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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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연설 도중 눈물을 보여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 내 인권전문가들은 주민보다 핵과 미사일 개발을 우선시 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악어의 눈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0일 북한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대해 미국 내 인권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전 미국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최신 무기를 보여준 것은 북한 주민들보다 무기개발을 최우선으로 삼는 정권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열병식은 북한 정권이 무기체계 개발에 자금을 전용해 식량, 식수, 보건, 위생 등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인도주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 반복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또 다시 상기시킨다는 겁니다.

특히, 유엔은 이러한 인도주의 문제를 지원하기 위해 약 1억 1,5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최신무기에 미루어보면 북한은 이미 이 정도 자금을 충분히 갖고 있을 것이란 게 코헨 전 부차관보의 설명입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 북한의 무기개발 프로그램에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 또 무기개발이 북한의 선택이란 점을 고려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 도중 흘린 눈물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또한 그는 이번 열병식은 앞으로도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할 것이란 메시지를 주고 있다며,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북한 주민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권유지에 그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워싱턴DC 북한인권위원회(HRNK)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 역시 12일 북한의 열병식과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평양 외 지역에 사는 북한 주민들이 영양실조 등 영양 및 보건안보가 매우 열악한 힘든 삶을 살고 있지만 북한 정권은 계속해서 무기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 도중 보인 눈물은 김정은 위원장이 실질적인 개혁 등 북한 체제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지 않는 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일성 전 주석이 과거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 일반 주민들과의 친밀함을 내세운 지도력을 모방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또 다른 시도일 뿐이라는 겁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김정은 위원장의 열병식 연설 눈물은) 악어의 눈물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지독한 인권침해를 자행하는 정권의 맨 위에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 상황은 김정은 체제 하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인간 안보 역시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또 북한은 한국 및 유엔 등과 평화를 논하면서도 무기개발을 지속해왔다며, 궁극적 전략목표가 정권 생존인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연설에서 한 유화적 대남 발언은 공허한 말일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영국에서 활동 중인 탈북민 인권운동가 박지현 '징검다리' 공동대표는 10일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트위터를 통해, "열병식은 북한 주민들의 강제노역으로 이루어진 잔인한 인권 유린의 현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권이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라면 김정은 정권이 저지르는 잔인한 만행을 규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