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차관 통화 “한미동맹 상호 지지·신뢰 재확인”

서울-홍승욱∙이정은 hongs@rfa.org
2020.10.28
choi_biegun.jpg 사진은 지난달 11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오른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하며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앵커: 한미 양국의 외교차관이 전화통화를 하며 한미동맹에 대한 상호 지지와 신뢰를 재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28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최종건 한국 외교부 1차관이 이날 오전 통화하며 굳건한 한미동맹에 대한 상호 지지와 신뢰를 재확인하고 한미 간 양자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양측은 한미 정상 간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 정치 일정과는 무관하게 한미 간 공조를 흔들림 없이 지속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고, 최 차관은 비건 부장관에게 연내에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초청했습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한미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국제 협력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이뤄진 최 차관 방미 시 논의했던 국장급 협의체, 가칭 ‘동맹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이 협의체의 추진 방향과 관련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앞서 최 차관은 지난달 10일 미국을 방문해 비건 부장관을 만나 한미동맹 현안에 대해 상시적으로 점검하고 공조하기 위한 국장급 실무협의체인 가칭 ‘동맹대화’를 신설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동맹대화’와 관련한 한미 외교 실무 책임자 간 논의도 이날 이뤄졌습니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는 이날 한국 세종연구소와 미국의 민간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이 ‘한미동맹의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공동주최한 화상회의에서 ‘동맹대화’ 신설과 관련해 “한미 간 소통과 조율을 개선하는데 어떻게 기여할지에 대해 지난 9월 논의된 바 있다”며 “’동맹대화’가 이미 운영 중인 다른 협의체들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 한미 양측이 비건 부장관과 최종건 차관이 지난 9월 논의한 ‘동맹 대화’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와 그것이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다른 대화 및 의사소통과 공존할 수 있을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고윤주 한국 외교부 북미국장은 같은 회의에서 “지난 9월 한미 외교차관 회담에서 양측은 체계적인 실무 대화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했다”며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로 양국 대표단의 상호 방문이 어렵고 이로 인해 ‘동맹대화’의 진전도 늦어졌지만 현재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양측은 한미동맹이 견고하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했습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미동맹이 “70년 이상의 동맹”이라며 올해와 내년에도 도전과제가 있겠지만 동맹이 그동안 잘 발전해서 어떤 도전에 직면하든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윤주 국장도 “한국 외교부를 대표해 한미동맹 관계가 강력하다고 말할 수 있다”며 한미동맹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강력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고윤주 한국 외교부 북미국장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15일 워싱턴 DC에서 내퍼 부차관보를 만나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재확인하고 한미 간 국장급 실무협의체, 가칭 ‘동맹대화’ 신설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내퍼 부차관보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문구가 빠진 것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선을 그었습니다.

이같은 조치는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군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미국 국방부의 보다 폭넓은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 이는 직접적으로 한국을 겨냥한 메세지가 아니라 미국 국방부에서 병력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보다 폭넓은 평가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에 위협을 주거나 한국의 팔을 비틀기 위한 것이 전혀 아닙니다.

(This is not a message directly aimed at Korea but rather was meant to reflect a broader, world-wide assessment by the Pentagon on how we deploy the forces. By no means was it meant to be a threat or a way to twist Korea’s arm.)

고윤주 한국 외교부 북미국장도 이날 회의에서 현재 한미 간 진행중인 방위비 협상에서 주한미군 감축이 논의된 적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고윤주 한국 외교부 북미국장: 방위비 협상을 하는 동안 우리는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 논의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에스퍼 국방장관도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은 굳건하고 흔들림이 없다는 입장을 자주 밝힌 바 있습니다.

(While we were having the SMA negotiations, we never discussed the issue of the reduction of US Forces Korea. As you know, there are a lot of public statements by Secretary Pompeo and Secretary Esper that the US commitment to defend the Korean peninsula is very strong and unwavering.)

앞서 미국 국방부 대변인실은 전날인 27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한반도에서 미군 철수 명령을 내리거나 그런 명령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상이 한미동맹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주목했습니다.

전재성 서울대학교 교수는 중국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의 이해가 단기적으로는 완전히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은 북한이 국제 규범을 준수하는 정상 국가로 변모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도움을 기대하는 반면 미국 입장에선 대중 무역적자 문제를 해결하고 중국의 역내 군사력 증강 시도를 저지하는 것 등이 주 목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한국이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 속에서 성장하고 이를 강화하는데 기여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중국과 북한 핵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한미 간 강한 전략적 공감대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더해 한국도 미국과 공유하는 가치에 실제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연대를 공표하기 위한 나름의 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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