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 동창리 움직임 늘어…연말까지 북 도발 강화 가능성”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19.11.29
seohoon-620.jpg 서훈 국정원장이 29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한국 국가정보원이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차량과 장비의 움직임이 증가했다며 북한이 올 연말까지 한미를 겨냥한 도발 수위를 강화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29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내 차량과 장비의 움직임이 증가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혜훈 한국 국회 정보위원장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서훈 국정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그동안 위성사진을 통해 파악했을 때는 발사장 내 움직임이 없었지만 최근 차량과 장비의 움직임이 조금 늘었다”며 이같이 보고했습니다.

이 같은 변화가 핵무기 발사 준비를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단정하기는 이르다”며 차량과 장비의 움직임이 매일 증가한 것은 아니고 증가한 사례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남북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영구 폐쇄하기로 약속했지만 이후 미북, 남북 대화가 정체되면서 발사장 복구 움직임이 여러 차례 포착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전날 동해상으로 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31일 단거리 발사체 시험발사에 이어 연발 사격 능력을 시험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은재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이번에는 10월 31일에 이어 연발 사격 능력을 시험하는 데 주안점을 뒀으며 약 3분이었던 발사 간격이 30초 정도로 단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습니다.

지난 8월과 9월 방사포 시험발사로는 정밀 유도 기능을 검증한데 이어 최근에는 연발 사격 능력 개선을 꾀했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미사일 발사 의도와 관련해선 “연말까지 미북 비핵화 대화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과 한국에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정원은 또 지난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접경지역 창린도에서 직접 지휘한 해안포 사격훈련과 관련해 ‘의도적이고 계획된 훈련’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해안포 사격이 남북 군사합의서 상의 완충지대인 해안포대에서 이뤄졌고 이는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또 미북 협상이 정체된 가운데 북한이 민심 안정을 위해 관영매체를 통한 선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연내로 못 박은 협상 시한을 앞두고 미국의 상응 조치를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민기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국정원은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릴레이식 대미 압박 담화를 발표하고 있는 북한이 연말 시한 도래를 앞두고 미국의 실질적 상응 조치를 끌어내기 위해 위협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과 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에는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지만 그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보고했습니다.

국정원은 또 중국과 러시아 등에 해외 파견된 북한 노동자 규모가 대북제재 이전인 지난 2017년 8월에 비해 지난달에는 40%정도 줄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정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397호에 따라 다음 달 20일까지 모든 해외파견 노동자를 철수시켜야 하는 북한이 노동자 해외 잔류를 위해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9일 북한 해외파견 노동자들이 연말 철수시한을 앞두고 단체로 귀국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와 달라진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 양상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습니다.

국정원은 지난 1월부터 11월 말까지 모두 77차례 있었던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가운데 절반 가까운 36차례가 군사 분야에 집중됐다며 이는 지난해 경제 분야 시찰이 전체의 30% 정도로 비중이 가장 컸던 것과 다른 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용원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3년 연속 최다 수행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김평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수행 횟수가 지난해 20위권 밖에서 각각 2위와 4위로 급부상한 것도 특이사항으로 꼽혔습니다.

북한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의 역할 분담과 관련해서는 미북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에 대응하고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연말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미북 실무협상 관련 메시지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대신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평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올 연말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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