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사 “전쟁 억제할 절대적 힘 필요”… 전문가 “비핵화 불가 입장 되풀이”

워싱턴-이경하 rheek@rfa.org
20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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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2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하고 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2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하고 있다.
사진출처: 유엔 캡쳐사진

앵커: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전쟁을 억제할 절대적 힘을 가져야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2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통해 “공화국은 인민의 안전을 굳건히 담보할 수 있게 된 현실 위에서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허리띠를 죄어가며 쟁취한 자위적 전쟁억제력이 있어 조선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이 굳건히 수호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에 대한 핵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는 어느 일방이 바란다고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김성 대사: 힘에 의한 강권이 판을 치는 오늘 이 세계에서 오직 전쟁 그 자체를 억제할 수 있는 절대적 힘을 가질 때에만 진정한 평화가 수호될 수 있습니다.

이어 “올해 뜻하지 않은 자연재해로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지만 자체 힘으로 이른 시일 안에 인민에게 안정된 생활을 안겨주기 위한 힘찬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성 대사는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그의 연설과 관련해 미국 국익연구센터(CNI)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한국 담당 국장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North Korea will never, ever, give up their nuclear weapons.)

그러면서 카자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핵을 포기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군비 통제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북한에 핵을 포기하라고 애원할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좀 더 실질적이고 전략적으로 행동하고 생각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 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성 대사 연설을 들어보면 북한은 미국과 세계 강대국들이 북한의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변명하며, 핵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맥스웰 연구원은 “북한은 정권 유지의 핵심이기 때문에 핵을 포기할 의도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It has no intention of giving up its nuclear weapons because they are key to protecting the regime.)

또 맥스웰 연구원은 북한은 국제사회가 핵 미사일 개발이 의제가 아니라. 북한의 경제발전과 인도주의적 지원, 재난 구호 등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연설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맥스웰 연구원은 북한이 시리아, 팔레스타인, 베네수엘라 등을 지지한 발언은 비동맹 불량 국가들과 세계의 비국가 행위자들 사이에서 지도자가 되길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핵무기와 관련해 지난해 12월31일 열린 조선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와 김여정이 지난 7월10일 담화에서 밝힌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7월10일 담화를 통해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타방(상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매닝 연구원은 “1월 중순까지 봉쇄되지 않은 820마일 북중 국경과 교통량을 감안할 때 코로나19가 북한에 전파되지 않았다고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신욱 한국 동아대학교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29일은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 토론회가 잡혀있다면서, 이번 김 대사의 연설은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미국과 한국의 비난 등을 자제하면서도, 협상의 문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신욱 교수: 북미대화나 남북대화를 위해 최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있고, 자신들의 목표인 정권수호와 경제발전의 병행을 위해 핵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날 김성 대사의 기조 연설은 10분 남짓 진행됐고, 미국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국,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김 대사는 유엔총회에서 “조미(미북) 협상이 기회의 창으로 되는가, 아니면 위기를 재촉하는 계기로 되는가는 미국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중국을 강하게 비난하며, 북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화상 연설 전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유엔총회장에서 별도의 발언을 통해 북한 문제에 있어 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크래프트 대사: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두려움 없는 비전은 놀라운 진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On North Korea, the President’s fearless vision has shown remarkable progress.)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한반도 종전 선언'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하고,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창설을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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