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부 “북 ‘중대과제’, 대화로 풀 문제…선결조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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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적대 정책 철회 등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먼저 해결되어야 할 '중대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한국 통일부가 이는 선결 조건이 아닌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하는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4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이른바 ‘중대과제’를 해결할 것을 한국에 촉구한 북한.

한국 통일부는 5일 북한이 말한 중대과제는 남북 간 대화·협력의 선결 조건이 아닌 대화·협력을 통해 함께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한국에 이중기준, 적대 정책 철회 등 중대과제를 먼저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또 남북관계에서 적대 정책이나 이중기준 철회 문제는 여러 차례 제기돼왔다며 남북관계 특성 상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기준으로 남북관계를 재단하거나 어느 한쪽의 입장만 관철하며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입장을 예단하지 않고 앞으로 북한의 태도를 지켜보며 이 문제를 같이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날인 4일 남북통신연락선이 복원되면서 남북이 대화를 시작할 기본적 토대가 마련된 만큼 당국 간 대화를 통해 이를 논의하겠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외교부 또한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는 것이 먼저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영삼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이 최근 대북제재 완화를 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에 대해 이는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경우 논의할 사안을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영삼 한국 외교부 대변인 :정의용 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지속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시급하며, 이를 위해 북한의 대화 복귀 시 논의 가능한 사안에 대해 보다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입니다.

최영삼 대변인은 또 한미 양국이 대북 관여를 위한 방안에 대해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며 한미는 완전히 조율된 대북접근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남북통신연락선 복원 이틀째인 5일 한국과의 정기 통화를 정상적으로 진행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남북이 오전 9시와 오후 5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개시통화와 마감통화를 각각 진행했다고 확인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도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한 남북 간 정기통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더해 북한이 한국의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 호출에도 응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4일 북한은 군 통신선을 통한 소통은 재개했지만 국제상선공통망을 활용한 시험통신에는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9일 한국 내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한 바 있습니다. 이로부터 13개월만인 지난 7월 27일 남북은 통신연락선을 전격 복원했습니다.

다만 2주 후인 지난달 10일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개시에 반발하며 이를 일방적으로 재차단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북통신연락선 복원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지난 4일 55일 만에 남북 간 정기 통화를 재개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