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북 ‘악성비루스’ 의심자 월북 주장, 정치적 목적”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0.07.28
jung2.jpg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탈북민 월북, 군기강 해이 등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이 ‘악성비루스’ 감염 의심 탈북민이 월북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정치적인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북한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개최한 배경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악성비루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탈북민의 월북으로 인해 긴급 회의가 개최된 것은 정치적인 목적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의 위험성에 대한 주의 환기, 남북 접경지역에서의 경계 실패에 따른 군기강 재확립 등을 위해서라는 겁니다.

정 장관은 “북한에서도 한국보다 더한 경계 실패의 책임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군 기강을 다시 확립해야 할 부분이 분명 있었을 것”이라며 “감염병의 세계적인 유행과 관련해 주의를 환기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비상회의 개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6일 ‘악성비루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지난 19일 월북하는 사건이 벌어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하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탈북민의 재입북으로 인해 드러난 한국 군 당국의 미흡한 경계태세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이에 한국 국방부와 군 당국은 거듭 사과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은 탈북민이 월북했다는 북한 측의 보도 이후에야 관련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정경두 장관은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백번 지적 받아도 할 말이 없다”며 “모든 부분은 국방부 장관이 무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사과했습니다.

다만 한국 군의 경계태세는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취약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박한기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경계태세 실패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한기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 강화도 월북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합참의장으로서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지금 전비태세검열실 등을 통해 관련 사안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습니다. 향후 어떠한 우발 사안이라도 대비할 수 있는 근원적인 대책을 더욱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한국의 관련 당국이 현재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19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은 인천 강화도 월미곳에 있는 정자인 ‘연미정’ 인근 배수로를 통해 빠져나간 뒤 북한 개성 방향으로 헤엄쳐 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탈북민은 신장 163cm, 몸무게 54kg의 왜소한 체격으로 배수로에 설치돼 있는 차단 장애물의 틈새를 손으로 벌려 빠져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박한기 합참의장은 “배수로의 장애물이 오래됐고 북한으로부터의 침투를 저지하는 윤형 철조망은 노후화된 부분이 식별됐다”며 “(탈북민이) 장애물을 벌리고 나갈 수 있는 여지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월북한 탈북민이 한강 하류에 부유물이 올라오는 만조시기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머리만 수면 위로 내놓은 채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합참은 이번 주 내로 탈북민 월북 사건과 관련된 조사를 마치고 이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현재까지 한국 군은 (강화도) 연미정 인근에 있는 배수로를 통해 탈북민이 월북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합참에서는 감시장비에 포착된 영상을 정밀분석 중에 있습니다. 분석 결과가 나오면 한 치의 의혹없이 명확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이번에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은 개성 개풍군 해평리의 농장원 출신으로 지난 2017년 6월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조강리 해병대 2사단 초소를 통해 한국으로 귀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경두 장관은 하반기 한미 연합훈련을 내달 중순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습니다. 정 장관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볼 때 8월 중순 정도로 보고 있다”며 “그 시기에 맞춰 한미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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