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대북 제재의 현장, 러시아를 가다④] 북한 종업원 부족해 러시아인 고용하는 북한 식당

블라디보스토크-이상민, 김지은 lees@rfa.org
201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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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소재한 북한식당 ‘평양관’ 입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소재한 북한식당 ‘평양관’ 입구.
RFA PHOTO/이상민

엥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지속적인 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부터 러시아와 한반도를 연결하는 동토의 땅 러시아의 극동지역은 북한과 러시아의 무역의 통로이자 수 많은 북한 노동자들의 외화벌이의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동토의 땅 러시아 극동지역은 지속되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더욱 얼어붙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 방송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지 실태를 집중 취재해 네 차례에 걸쳐 방송해 드립니다.

RFA특별기획  ‘대북 제재의 현장, 러시아를 가다’ 오늘은 네번째 순서로 ‘북한 종업원 부족해 러시아인 고용하는 북한 식당‘편을 보내드립니다. 이상민 기자가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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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1일 저녁 늦게 찾아간 ‘금강산’이라는 이름의 북한 식당에서는 북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현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4개의 북한 식당 중 한 곳입니다. 식당에는 4인용 식탁이 8개 있었고 그 중 3곳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식당 입구 쪽에는 러시아어로 된 북한 선전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중국의 시진평, 즉 습근평 주석과 악수하는 사진이 담긴 전시물이었습니다. 그 아래는 인삼, 화장품 등 북한산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북한식당 ‘금강산’ 안에 전시된 북한 선전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북한식당 ‘금강산’ 안에 전시된 북한 선전물. RFA PHOTO/이상민

식당 왼쪽 끝에는 작은 무대가 있었고 그 뒤 벽에 설치된 텔레비전에서는 북한을 소개하는 영상물이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10분쯤 지나자 북한 여종업원이 취재진이 앉아 있는 식탁에 와서 주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멸치 젓갈 다 나가고 없습니다. 가자미 순대 있습니다)

여종업원은 주문을 받고 사라졌고 식당에는 한동안 종업원이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또 다른 북한 여종업원이 취재진 앞 식탁에 앉아있는 손님들에게 음식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현지 사업가들은 이 식당에서 일하는 북한 여종업원들의 수가 줄었다고 말합니다.

(금강산은 항상 아가씨가 6명이 있잖아. 최근에는 2명만 남았더라구요.)

현지 사업가들은 그 이유에 대해 북한 사람들이 신규 취업비자로 러시아에 못 들어오게 하고 기존의 북한 노동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라고 한 유엔의 제재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취업 비자로 들어오니까. 취업비자가 만료가 되면 연기를 해줘야 하잖아요. 연기를 안해주니까 계속 있을 수 없는 겁니다. 여기는 취업비자로 들어오는 거군요.)

하지만 최근 취업비자 대신 관광비자로 러시아에 들어와 일하는 북한노동자들처럼 북한 여종업원들도 관광비자로 러시아에 들어와 북한 식당에서 일을 하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취재진의 주문을 받아간 북한 여종업원은 뛰어난 미모의 젊은 여성이었습니다.  (아가씨들이 이쁘네요/ 물어보세요. 커피 한잔할 수 있는지.)

식당에서 서빙하는 북한 여종업원.
식당에서 서빙하는 북한 여종업원. RFA PHOTO/이상민

북한 식당에서는 미모의 북한 여종업원들이 악기를 능숙하게 연주하며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공연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 식당에서 공연을 보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했습니다.

(공연은 미리 예약해야 합니다. 식사가  1만 루블 이상인 경우에. 이틀 전에 예약합니다. 공연은 30분 정도 합니다.)

1만 루블은 약 150 달러입니다. 자신은 공연할 때 기타를 친다는 이 종업원은 이 식당에서 일한지 4년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여종업원이 취재진 식탁에 음식을 내려놓고 있는데  다른 식탁에서 이 종업원을 부릅니다. (아가씨,여기요) 음식을 내려놓자마자 북한 여종업원은 바로 그곳으로 갔습니다.

북한 여종업원은 친절했습니다. 평양냉면을 갖고 나왔을 때 평양에서는 냉면의 면을 잘라먹지 않는다기에  그 이유를 물으니 (냉면을 가위로 잘라 드시면 명이 짧아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종업원은 면을 잘라달라고 하자 정성스럽게 잘라주었습니다.

이 여종업원은 평양 출신으로 부엌에서 음식을 만드는 3명의 사람들도 평양에서 왔다고 말했습니다.

여 종업원은 작은 무대 뒤 벽에 설치된 텔레비전에서 북한에서 현재 방영 중인 영상물이 그대로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실시간으로 나오는 겁니다. 지금 평양에서 나오는 겁니다. 지금 평양시간은 오후 8시입니다.)

그 때 텔레비전에 김정은 위원장을 칭송하는 노래와 함께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우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나왔습니다. 여종업원에게 왜 우느냐고 물었습니다. (원수님의 손을 잡고 기뻐서. 기쁨의 눈물입니다.)

기자는 식당에서 와이파이(Wifi), 즉 무선 인터넷이 되는지 여종업원에게 물었습니다. (인터넷 되요? 와이파이 번호 있어요?/ 이 전화 있으세요? / 없습니다 / 인터넷 안 하세요? / 네)

식사 중에 갑자기 무대 뒤쪽에서 노래 소리가 들렸습니다. 무대 뒤쪽으로 방이 3개 있었는데 그중 한곳에서 남자들이 노래방 기계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기자는 혹시 북한 여종업원이 그 안에 있나 궁금해 방 문을 열어보았습니다. (음악소리) 북한 여종업원은 없었습니다.

여 종업원에게 하루에 몇시간 일하는지 물었습니다.

(정오 12시부터 밤 12시까지 일합니다. 12시간 일하시는 거에요? 힘드시겠네? 괜찮습니다. 이젠 습관이 되어서. 일주일 내내 이렇게 일하시는 거에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 공연도 같이 하구요.)

여 종업원에게 평양으로 언제 돌아가냐고 물어봤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 가고 싶으세요? / 네. 살기가 여기가 좀더 불편합니다. 평양이 더 좋습니다. 여기서는 말이 잘 통하지 않지만 북조선에는 서로가 언어가 통하고 도와주는게 있지 않습니까.)

11월 23일 저녁 취재진은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또 다른 북한식당인 ‘평양관’을 찾았습니다.

취재진이 자리에 앉자 러시아인 아가씨가 따뜻한 물을 담은 컵을 갖고 왔습니다. 기자는 혹시 한국 사람이냐고 러시아어로 물었습니다. 그 여종업원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한국분이세요..오 특이하네). 북한 식당에서 러시아 여종업원이 일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있으니 북한 여종업원이 왔습니다. 기자는 러시아 여종업원에 대해 물었습니다.

(러시아분이 같이 일하시는 거에요? / 우리 성원입니다)  

취재진이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 동안 기자는 계산대 뒤에 혼자 앉아있던 러시아 여종업원과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얼마나 오래 일했나요? / 1년 전부터 일했습니다 / 매일 일하나요? / 네.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매일 일합니다.)

그녀는 같이 일하는 북한 여종업원들의 이름을 말하며 현재 두명의 북한 여종업원과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식당에서 일한지 2년 3개월이 되었다는 북한 여종업원에게 식당에서 공연을 하냐고 물었습니다.

(이전에는 공연을 했는데 지금은 안합니다. 지금 처녀들이 얼마 없습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로 북한 노동자들이 신규 노동비자를 받고 러시아로 들어오는 길이 막히면서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식당에서는 북한 여종업원들이 줄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빈 공간을 러시아 여종업원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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