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무상 공식 방러…“북러 공조·김정은 방러 논의”
2024.10.29
앵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북한이 파병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공식적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어떤 의제를 논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관영매체는 29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 일행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하기 위해 지난 28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초청자의 주체와 의제와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를 확인하면서 최 외무상의 이번 방러가 전략적 대화의 틀에서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러 정상은 지난 6월 회담에서 전략적 대화 활성화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최근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을 진행 중이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이 어떤 의제를 갖고 논의를 벌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29일 최선희 외무상의 방러 목적에 대해 러시아 파병 문제와 관련한 세부 대응 및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1월 최 외무상이 방러했을 때 군사분야에 대해 확인된 바는 없고 무역, 경제 분야의 교류협력을 논의했다는 보도만 있었다”며 “이번에도 군사분야 협의가 있더라도 북러가 이를 공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이번 최선희 외무상의 방러 대표단에 군사, 혹은 군수 관련 고위급 인사가 참여해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의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해 북러 간 공동 대응 전략을 세우기 위한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러시아 파병은) 유럽의 많은 나라들, 미국을 비롯해 북한과 연계돼 있는 나라들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국제관계가 그렇기 때문에 북한도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습니다. 국제사회에 러시아는 어떻게 말하고, 북한은 어떻게 말한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그런 것도 아마 토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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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외무상의 방러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조율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실제 러시아 현지시간으로 지난 25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김 총비서의 방러와 관련해 “가까운 이웃 국가들은 고위급과 최고위급의 방문을 지속해서 교환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에서 이번 최선희 외무상의 방러 목적은 김정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습니다. 양측의 이번 조율을 통해 김 총비서의 방러는 내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부원장] 푸틴 대통령이 6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모스크바로 초청을 한 바가 있고 최근 크렘린궁의 대변인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을 일단 확인을 했었거든요. 내년에는 아마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이 극동지역이 아니라 모스크바에서 직접적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상당히 크고…
현 부원장은 러시아, 브라질,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구성된 신흥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에 대한 북한의 가입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현실성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앞서 현지시간으로 지난 25일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브릭스 정상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브릭스 가입 신청 여부에 대한 질의에 대해 “평양의 친구들이 브릭스 활동을 지켜보고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선희 외무상도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브릭스 여성포럼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현 부원장은 “서방외교가 단절된 러시아도 브릭스, 상하이 협력기구 등에 북한을 가담시키는 것에 대해 북한과 여러 논의를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도 “다만 문제는 브릭스 회원국들의 이해관계, 미래상에 대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부분까지 조율하며 북한을 가입시키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단기적으로 적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