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일 추모기간에도 병사들 야외훈련 동원
2023.12.22
앵커: 북한 당국이 인민군대를 군사기술적으로 강화할 것을 주문하면서 병사들이 기존 계획과 달리 김정일 사망 추모 기간에 야외 훈련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12월 1일, 전체 인민군 부대들에 동계훈련을 명령하면서 구체적인 훈련 계획을 하달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9일 “초기 훈련 계획은 12월 1일부터 7일까지 한 주일간 정치사상학습을 진행한 후 16일까지 부대 내에서 사격 훈련과 전술 훈련을 진행하는 것으로 되어있었다”며 “그러나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정치사상학습 기간이 늘어나면서 훈련 일정도 변경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6일, 전국 어머니 대회에서 한 김정은의 폐막 연설을 놓고 전군이 학습 열풍을 일으킬 데 대한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지시가 내려오면서 7일까지 끝낼 것으로 계획되었던 인민군 부대들의 정치사상학습 기간이 16일까지로 연장되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김정은의 폐막 연설 학습때문에 12월 8일부터 16일까지 부대 내에서 진행하기로 계획되었던 야외 사격 훈련과 전술 훈련이 김정일 사망 추모 기념일인 17일부터 시작돼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인 30일까지로 미루어졌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애초 계획대로라면 12월 17일부터 27일까지 김정일 사망 추모기간으로 이 기간에 인민군 부대들은 실내에서 하는 여러가지 형태의 김정일 회고모임을 가지도록 되어 있었다”며 “그런데 훈련 일정이 변경되면서 이 기간에 군인들은 야외에서 하는 사격 훈련과 전술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1일 “동계훈련 일정이 시작부터 변경되면서 인민군 병사들이 생고생을 하고 있다”며 “부대마다 추모 구호 대신 ‘위대한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받들어 백두산혁명강군의 일당백 만능 병사로 준비하자’는 구호가 걸려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추모 기간에 인민군 부대들은 영화문헌(다큐멘터리) 관람과 덕성실기 학습, 웅변대회를 비롯해 김정일을 회고하는 여러가지 모임을 계획하고 있었다”며 “회고 모임은 모두 실내에서 진행하는 것이어서 인민군 병사들은 올해 마지막을 따뜻하게 보낼 것으로 전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훈련 일정이 변경되면서 인민군 병사들은 김정일 사망 추모 기간에 실내 회고 모임이 아닌 야외 훈련에 내몰리고 있다”며 “하필이면 김정일 사망일(17일)에 맞추어 날씨까지 예상치 못하게 추워지면서 병사들이 겪는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일 사망 추모 기간을 김정일 유훈 관철 기간으로 빛낸다는 것이 훈련 일정을 변경시킨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설명”이라며 병사들 한 명, 한 명을 군사기술적으로 훌륭히 준비시키는 것이 곧 김정일의 유훈 관철이라는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훈련 일정까지 변경시키며 혹한 속에 병사들을 내몰고 있어 이를 예상하지 못했던 병사들의 불만은 매우 거세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