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유엔 회원국들에 대북제재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한 당사국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의 책임이 더 무겁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7일 북한의 위협에 대해 “모든 국가를 겨냥하고 타격할 수 있는 실존적 위협”이라고 강조하며 유엔 회원국들의 대북제재 준수를 촉구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이같이 밝히며 “북한의 핵 개발 의지보다 이를 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결의가 더 강력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결의안을 채택한 당사국인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책임이 더욱 무겁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추가 대북제재에 협조하지 않고 기존 대북제재 이행에도 소극적인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이 이 같은 발언을 한 현장에는 중국의 리창 총리와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자리하고 있어 주목됐습니다. EAS에는 아세안 회원 10개국과 한미일, 중국과 러시아, 인도, 호주(오스트랄리아), 뉴질랜드 등이 속해 있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도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 독재정권의 권력유지 수단으로 동원되는 주민의 참혹한 인권 실상에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문제는 곧 북한의 인권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관영매체는 7일 북한의 초청으로 류궈중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자 국무원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의 방북단이 북한 정권수립 경축행사에 참석한다고 보도했습니다.
5년 전 북한 정권수립 경축행사 당시 리잔수 정치국 상무위원의 방북과 비교하면 중국 대표단의 격이 낮아진 셈입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러 간의 밀착과 한미일 간의 공조가 강화되는 국면에서 중국이 한미일 차원의 대중 압박을 우려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이에 따라 방북 대표단의 격을 낮췄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다만 이 당국자는 중국 방북단장을 맡은 류궈중 부총리가 경제 분야를 총괄하고 북중 교역의 중심지인 길림성 출신이라는 실리적인 관점에서 방북단장에 선정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북러가 군사협력 강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북중은 경제협력 강화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류 부총리는 시진핑 주석의 고향인 산시성 출신이고 국무원 부총리까지 짧은 기간에 승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측면에서 시 주석의 측근일 가능성이 있고 북한 문제에 대한 이해도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이 당국자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면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만큼 중국이 책임 있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북한이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외교부도 7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중관계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 :한국 정부는 중국과 북한 간의 교류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 관련 주요 사안들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중국과 북한 관계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정권수립 75주년과 관련한 동향을 주시 중인 가운데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열병식 개최를 준비 중인 동향을 포착했습니다. 열병식이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서 다수의 인원 이동을 식별했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열병식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북한의 정치 일정과 상황을 고려해서 해당 지역에 대한 감시를 추적하고 있고 현재 다수의 인원들이 이동하고 있는 것들을 식별하였습니다.
한편 한국 국가정보원은 7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가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로 이동할 때 예상과는 다른 경로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달 방러할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장갑열차를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정보위 비공개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은이 기존 예상된 경로와는 다른 경로로 ‘깜짝 행보’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은 북러 정상회담 여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관련국들의 정보기관과 정보를 긴밀하게 교환하며 상황을 주시 중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