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한국의 연평도와 백령도를 향해 해안포 200여 발을 사격하고 이에 한국 군도 반격했는데요. 이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대피소로 긴급 대피하는 등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이 5일 오전 서해 해안에서 한국 연평도, 백령도 부근을 향해 해안포를 발사하는 포격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연평도, 백령도 근처 바다는 남북의 우발적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포사격과 해상기동훈련이 금지된 해상 완충구역입니다. 따라서 이번 북한군의 포 사격은 9·19 군사합의 위반 행위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참 공보실장은 5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군은 오늘 오전 9시경부터 11시경까지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여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며 “이로 인한 우리 국민과 군의 피해는 없고 탄착지점은 NLL 북방 일대”라고 밝혔습니다.
또 합참은 “이번 포격은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9·19 군사합의 파기를 주장한 이후, 서해 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을 재개한 것”이라면서 “이러한 위기 고조 상황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게 있음을 엄중히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습니다.
연평도와 백령도 등에서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들은 면사무소의 안내에 따라 대피소로 이동하는 등 긴박감이 감돌았습니다.
연평면사무소는 북한 도발 관련 상황이 있다는 군부대의 연락을 받고 이날 낮 12시 2분과 12시 30분 두 차례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연평도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주민 송영옥 씨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상생활을 하던 중 재난 문자를 받았고, 마을 방송이 나오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모든 주민이 대피소로 이동해야 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송영옥 연평도 주민: (오후) 12시 한 10분쯤에 마을 방송이랑 문자가 왔어요. 우리 군부대 쪽에서 우리 부대에서 해상사격 훈련을 3시쯤에 할 거니까 대피소로 피신하라는 문자를 받았어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게 북한에서 해상 사격 훈련을 했다라는 것 같아요. 해상으로 포를 쐈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우리 군도 해상으로 포를 쏜다고 3시에 쏠 거니 주민들은 다 대피소로 대피하라는 마을 방송을 했죠.
북한이 서해안 일대에서 도발을 감행할 때마다 서해 최북단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긴장은 높아지고 일상도 마비될 수밖에 없습니다.
송영옥 연평도 주민 : 아무래도 이제 마음이 좀 불안정해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니면 저처럼 덤덤한 사람들도 있고 근데 어쨌든 주민들은 다 오늘 전 주민이 거의 다 대피소로 들어갔다 나왔어요. 그 일상이 멈춰 있었었죠 그때. '해상 사격을 할 것이다. 대피를 해라' 이런 방송을 했기 때문에 오후 배는 통제가 됐어요. 여객선도 통제가 됐고 일하러 왔던 사람들도 다 일이 멈춰진 상태로 다 대피소로 들어가 있었죠.
앞서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북한의 국지도발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북한의 이번 사격으로 한반도 자체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올해 4월 한국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국지도발을 추가 감행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