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난해부터 ‘러 파병’ 위해 훈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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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위해 지난해부터 다수의 훈련을 진행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민간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의 조장원 객원연구위원이 4일 발표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군사적 특성 및 시사점’ 보고서.

조 객원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군사 인력은 6개월~1년간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특수작전군 산하 경보여단, 저격여단, 공수여단 소속 정예 전투병력이 주력군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조 객원연구위원은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이 지난 3월 7일 보도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북한군 ‘서부지구 중요작전 훈련기지’ 방문 및 훈련지도 기사를 보면, 최근 파병부대 책임자로 러시아에 파견된 김영복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주지휘관으로 참석했고, 기존 군복과 다른 군복을 입은 북한군 모습 등이 관찰된다며, 러시아 파병 예정 특수부대에 대한 훈련 지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조 객원연구위원은 이어 “이 같은 훈련 시연에 앞서 작년 하반기부터 사전 훈련이 진행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조 객원연구위원은 또 김정은 총비서의 3월 15일 특수작전군 소속항공육전병 훈련 지도에 대해, 김영복이 김정은 총비서 바로 옆에서 참관하고 있다는 점 등을 주목하며 공수부대에 대한 훈련 지도 및 검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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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총비서의 지난 9월 11일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 현지지도 모습. / 연합뉴스

이와 함께 조 객원연구위원은 김정은 총비서의 지난 9월 11일 북한군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 현지지도에 대해서도, 최근 러시아에 입국한 김영복, 이창호 정찰총국장, 신금철 인민군 소장 모두 김정은 총비서 옆에서 훈련을 참관한 모습이 확인됐다며, 러시아 파병 전 전투부대원들에 대한 훈련 지도였다는 점이 확실해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지난 10월 4일 북한 매체의 김정은 총비서 ‘서부지구 훈련지구’ 재방문 보도에 따르면 ‘판정’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는데, 조 객원연구위원은 러시아 파견 직전 특수작전 부대원들에 대한 최종 점검 및 검열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서부지구 훈련기지를 재방문해 특수작전여단의 전투준비 정도를 판정했다’고 기술한 바 있습니다.

조장원 객원연구위원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김정은 총비서로서는 단순히 러시아에 파병하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으로 전쟁에 기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고, “북한 파병부대의 전투력은 김정은의 위신과도 관계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조 객원연구위원은 북한군을 상대할 우크라이나군의 피해가 상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 조장원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올해) 노동신문에 나왔던 네 가지 훈련 지도 있지 않습니까? 전부 파병용이었어요. 첫 번째, 푸틴과의 관계에서 전공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오합지졸을 보낼 수가 없습니다. 두 번째, 김정은이 6.25 전쟁 이후 국제사회가 모두 집중하고 있는 첫 파병을 하는 것인데, 우습게 지면 되겠습니까? 그저 초짜들 '총알받이' 보낸 게 아니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에요.

이와 함께 조 객원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이미 파병 관련 논의가 있었고, 올해 6월 북러가 조약을 통해 파병이 이뤄질 경우 북한이 받을 보상들에 대해 확실히 한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 객원연구위원은 지난달 우크라이나군 산하 전략소통센터 및 정보보안센터(SPRAVDI)가 공개한 영상에서 보급품을 전달받는 북한 군인들의 키가 크지 않고 앳된 모습이었던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에서는 17세부터 복무 연한이며, 영양상태가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20대 초반 병사일 경우 상당히 어려보인다”고 말했습니다.

[ 조장원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북한군은 17세부터 징집 명령이거든요. 20대 초반이라고 해도 북한군은 굉장히 좀 어려 보여요. 어리니까 초짜들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그런데 그건 아니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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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의 조태용 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파병된 북한군의 전투력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폭풍군단으로서 받아야할 기본 전투훈련은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결코 낮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조 원장은 또 “파병된 북한 군인은 주로 20대 초반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때문에 앳되어 보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월부터 북한이 러시아에 군을 보낸다는 소식이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