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 파병’ 병력 일부 전선 이동 가능성”

서울 - 홍승욱 hongs@rfa.org
2024.10.29
국정원 “‘북 파병’ 병력 일부 전선 이동 가능성”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우크라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X캡처]
연합뉴스

앵커: 한국 국가정보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 가운데 고위급 장성 등을 포함한 일부 병력이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파병과 관련해 북한 내에서 동요가 일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9일 서울 내곡동 청사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국가정보원 국정감사.

 

국정원은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병력 가운데 일부가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의 말입니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 북한과 러시아 간 병력 이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되며, 고위급 군 장성을 포함한 일부 인원이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 중에 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군이 북한 군 3천여 명이 격전지 쿠르스크에서 훈련 중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그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지만 이동 사실을 단정할 순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오는 12월까지 모두 1 9백 명을 파병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군은 현지에서 러시아 군사 용어 교육을 받고 있지만 의사소통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국정원은 러시아 군이 북한 군에게 러시아 군사 용어 1백여 개를 교육하고 있다면서 그 내용은 위치로’, ‘포격’, ‘발사등 기본적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군이 이를 어려워하고 있다는 후문이 있다소통 문제 해결이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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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국정원장, 김남우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황원진 국가정보원 2차장, 윤오준 국가정보원 3차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정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원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 간 이뤄진 파병 논의와 관련해선 서로 고위급 인사를 파견해 추가 파병 및 보상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위성 기술 전수 및 경제적 협력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지난 23~24일 모스크바와 평양을 왕복한 러시아 정부 특별기에 북한 군 파병에 관여하는 러시아 안보 핵심 관계자가 탑승했던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같은 인적 교류는 현재 국제사회가 반발하는 파병 문제와 관련해 이견을 조율하려는 것이란 분석입니다.

 

이 같은 움직임 직후 양측이 모두 사실상 파병 사실을 시인한 것도 분석을 뒷받침한다는 설명과 함께, 28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고위급 소통으로 추가 파병, 반대 급부 등 후속 협의를 하려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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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소식이 북한 내에서 점점 퍼지면서 동요가 일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국정원은 북한 당국이 파병 사실 유출 확산을 의식해 내부 보안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며 장교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차출 부대 병사들을 대상으로 입단속에 힘쓰는 한편 파병군인 가족에겐 훈련을 간다고 거짓 해명하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에 파병 소식이 점점 퍼지면서 군인들이 왜 남의 나라를 위해 희생하느냐’, ‘강제 차출될까 걱정된다며 동요하는 정황도 감지된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향후 도발 전망에 대해선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을 제기하고, 정찰위성 시험발사 재개 및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를 겨냥한 핵실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입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현재 북한은 첨단 부품 도입 및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으로 지난 5월 실패한 정찰 위성을 다시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전격적으로 미국 대선 이후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올해 북한 노동자 4천여 명이 러시아로 파견되고 지난 6월 이른바 북러 간 신조약체결 이후 광물을 비롯해 국제 제재 대상인 금수품에 대한 이면 합의가 이뤄지는 등 경제 분야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이뤄졌습니다.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최근 암살 가능성을 의식해 경호 수위를 격상하고 있는 정황도 전했습니다.

 

이날 이뤄진 김 총비서 일가 동향 보고에 따르면 올해 김 총비서의 공개 활동은 모두 110회로 지난해보다 60% 이상 늘었는데, 암살 등을 의식해 무인기 탐지 장비 등 도입을 추진하면서 경호 수위를 격상하고 있습니다.

 

또 이달 들어 주체연호 사용을 중단하고 해외 파견 인력들에게 선대 대신 김정은의 혁명 역사를 거듭 강조하는 등 김정은 우상화 조치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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