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해군 현대화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남포와 청진조선소를 동시에 확장하는 정황이 위성사진에서 확인됐습니다. 또 신형 구축함을 계속 건조 중인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청진조선소, 구축함 건조와 시설 확장 공사 병행
미국의 상업위성이 지난 5월 29일에 촬영한 북한 함경북도의 청진조선소.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길이 300미터, 폭 77미터 규모의 건조 건물(조립동) 주변 작업장에 대형 크레인과 중장비가 배치돼 있습니다. 건물 앞에는 갠트리크레인, 대형 크롤러 등 공사 장비 등이 포착됐고, 조립을 앞둔 붉은색과 회색의 선체 부품이 체계적으로 적치돼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또 조립동 내부에서 제작한 선체를 외부로 이동하기 위한 선로도 건설 중인데, 이는 새로운 구축함을 건조 중임을 시사한다고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위원이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또 정 연구위원은 청진조선소 남쪽 구역에서 최근 수개월 동안 대규모 굴착과 기초 공사가 빠르게 진행됐고, 최대 2만 4천 제곱미터 규모의 신규 부지가 조성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공사 현장 인근에 임시 근로자 숙소가 설치된 것은, 장기적인 조선소 확장 공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청진조선소의 확장 공사는 북한이 해군력을 현대화하고, 매년 신형 구축함을 건조하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를 뒷받침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KCNA)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4일 신형 구축함 강건호의 항해 시험을 참관한 뒤 북한의 5천 톤급 신형 구축함인 ‘강건호’와 ‘최현호’를 가능한 한 빨리 취역시킬 것을 지시했습니다. 또 앞으로 1만 톤급 구축함에 대한 건조 구상도 공개했습니다.
또 다른 위성 분석 전문가인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셉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RFA에 청진조선소에서 확장과 개발 움직임이 확인되지만, 현재 이곳에서 어떤 선박을 건조하려는 것인지, 또 다른 구축함인지 혹은 더 큰 구축함을 만들려는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라며 신중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남포조선소, 3호 구축함 건조 중… 확장 공사도 진행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오히려 2024년 말부터 남포조선소에서 확장과 현대화 작업이 시작됐고,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곳이 1만 톤급 구축함을 건조하는 장소가 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지난 6월 12일 남포조선소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의 세 번째 구축함을 건조하는 작업과 함께 조선소 확장 공사도 활발히 진행 중인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북한의 첫 5천 톤급 구축함인 ‘최현호’가 부두에 정박해 있고, 녹색 지붕의 조립동 내부에서는 세 번째 ‘최현급’ 구축함 건조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 해상에는 부유식 크레인과 부선거(floating dock), 작업선 등이 선체 조립을 지원하고 있어 건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정 연구위원은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까지 이 신형 구축함을 완성한다는 정치적 목표를 세웠지만, 정 연구위원은 “현재 선체 조립에서 약 30~40% 수준의 공정률을 보이고, 아직 함정의 상부 구조물과 핵심 무기체계가 탑재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10월 완공은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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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남포조선소에서 ‘최현호’를 시찰하고 새로운 5개년 계획에 따라 매년 동급 또는 그 이상의 수상 전투함 두 척씩 건조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핵·탄도미사일 전력, 재래식 군사력과 함께 해군력도 강화하려는 장기 전략의 하나라고 평가합니다. 그가 “해군의 핵 무장화가 만족스럽게 수행되고 있다”라고 평가한 것처럼 핵미사일을 탑재한 구축함과 잠수함을 확보할 경우 북한의 억지력과 공격 능력이 한층 확대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일 년에 5천 톤급 구축함 한 척을 만드는 것도 상당한 과제라면서, 단기간에 구축함을 건조해 실전 배치하려면 숙련된 인력과 장비, 무기체계, 전자장비 등을 모두 갖춰야 하는데, 북한으로서는 매우 어려운 도전”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특히 무기체계와 전자장비 확보는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실제 북한의 최신 구축함에는 러시아산 판치르(Pantsir) 방공 체계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그는 “50% 이상의 가능성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기술과 경험을 제공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 규모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최소한 기술적 조언은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5천 톤급 이상 구축함을 건조하고 실전 배치하는 역량이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앞으로 신형 구축함이 가져올 잠재적 위협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이들 함정은 수직발사체계(VLS)를 갖추고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정 연구위원은 “북한이 계획대로 추가 구축함을 건조해 동해와 서해에 배치할 경우, 대규모 동시 미사일 발사나 기습 공격을 수행할 수 있어 상당한 군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