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주민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서 전세계적인 인기 모바일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을 그대로 베낀 불법 복제 게임이 활발히 구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수만 명이 실시간 대전을 즐기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소셜미디어서 스마트폰 영상 유출
중국의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샤오홍슈’에서 활동하는 ‘샤오양(小羊朝鲜之旅小小号)’ 씨는 최근 북중 국경 지대인 랴오닝성에서 입수한 북한 스마트폰의 구동 영상을 공유했습니다.
전원을 켜자 ‘화원’이라는 로고와 함께 구동된 이 스마트폰은 외부 인터넷이 차단된 북한 자체 인트라넷 전용 기기였습니다.

‘샤오양’ 씨가 휴대폰에 설치된 ‘성새 방위전’을 클릭하자, 전 세계에 5억 건 이상 다운로드된 핀란드 슈퍼셀(Supercell)의 메가 히트작, ‘클래시 오브 클랜’의 메인 화면과 매우 유사한 로딩 화면이 보입니다.
원작 로고 특유의 거친 나무 질감의 글씨체와 화살이 박힌 방패 모양의 아이콘이 북한식 이름인 ‘성새 방위전’으로 고스란히 복제돼 있습니다.
서로를 향해 활과 칼을 들고 있는 캐릭터들의 구도도 원작과 같습니다.
로딩 화면 하단에는 ‘이 제품은 쏘프트웨어보호법의 보호를 받습니다’라는 안내문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화면은 곧 ‘자료접속상태를 확인하여 주십시요’라는 안내에 이어, ‘봉사기에 연결할 수 없습니다. 망상태를 확인해주시오.’라는 경고창과 함께 종료됐습니다.

실시간 대전 가능하지만 채팅은 ‘금지’
실제 북한 내부에서의 게임 구동 실태는 또 다른 중국 영상 플랫폼 ‘빌리빌리(bilibili)’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중국의 영상 제작자(十七岁歌手想打中单)가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스마트폰으로 ‘성새 방위전’을 직접 조작하고 있습니다.
화면 상단에는 ‘가입 중: 42329명’이라는 수치가 선명하게 표시돼 있습니다.
수만 명의 북한 주민이 대전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에서 제공되는 실시간 채팅은 불가능합니다.
유저 간 대화창이 존재하지만, 이용자가 원하는 말을 직접 입력하는 기능은 없습니다.
대신 시스템에 이미 등록된 ‘주의하십시오’, ‘항복하십시오’와 같은 정해진 문구만 골라 상대방에게 전송할 수 있는 제한적인 구조입니다.

이처럼 원작의 기능과 디자인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에 국내외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흥미로운 반응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클래시 오브 클랜’ 게임의 팬들이 모여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클래시 오브 클랜 갤러리 이용자들은 “원작의 구버전을 재활용하는 것 같다”, “초창기 UI(사용자 환경)다”라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이용자들 역시 “북한 버전은 ‘마을회관 12홀’이 최고 레벨이었던 구버전 시스템을 기반으로 개조된 사설 서버 게임이 확실하다”면서 “원작의 최신 영웅 장비 기능이나 추가 기지 시스템 등은 전혀 구현되어 있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5일 원작 개발사인 핀란드 슈퍼셀 본사에 북한 내 지식재산권 무단 도용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지 공식 문의했습니다.
하지만 7일 오후까지 슈퍼셀 측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