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조기종료...야외기동훈련은 연중 실시

앵커: 한미 군 당국은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을 조기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훈련 기간에 마치지 못한 야외기동훈련은 연중 분산해 실시한다는 방침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올해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기간을 당초 계획보다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합참은 보도자료를 내고 “한미는 미국 측 제안으로 연습 기간과 규모 등을 일부 조정하기로 했다”며 “이번 UFS 연습 기간을 17일부터 21일까지로 조정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 훈련인 UFS 연습은 지난 17일 시작됐고, 오는 27일까지 시행될 예정이었습니다.

UFS는 가상 환경에서 이뤄지는 지휘소연습(CPX)과 이와 연계된 야외기동훈련(FTX)으로 이뤄지고, 이 가운데 지휘소 연습은 방어에 중점을 둔 1부와 반격 작전을 연습하는 2부로 구성됩니다.

한미는 1부 연습만 진행하고 오는 24일부터 실시할 예정이었던 2부 연습을 취소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따르면 사실상 훈련 기간은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입니다.

이번 연습 기간에 예정됐던 FTX 14건도 일부 축소해서 시행됩니다.

한미는 계획한 연합 FTX 대부분을 각각 독자적으로 실시하는 등 횟수를 줄이거나 순연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안규백 한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계획된 FTX가 “취소된 것은 아니고 연중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합참도 “앞으로 한미는 UFS 연습 목표 달성과 연합방위태세 확립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고, 18일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 국방부 청사를 방문해 안규백 한국 국방장관을 만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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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미북대화 이어지길 기대”

이런 가운데 한국 청와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통해 미북 정상 간 우호적인 관계가 의미 있는 대화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위성락 한국 국가안보실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이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실질적 진전이 있길 바란다”며 “그를 위한 논의가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그동안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다”면서 “미북 대화에 관해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페이스 메이커’로서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해간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미국과 북한 간 이른바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일 수 있다며 미북 대화 성사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의 말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이 ‘응답을 했다’고 말한 것을 보면 친서가 도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은 즉각 응답을 하지 않고 있지만 이것도 하나의 반응이라고 해석할 수 있고요.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 당시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대북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고, 오는 11월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가할 예정인 만큼 이를 계기로 한 만남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시작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서로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시작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서로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SAUL LOEB/AFP)

대화가 성사된다면 북한이 원하는 대로 비핵화 의제를 배제할 가능성이 크고, 결렬된다 해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김 위원장 스스로 위상을 높이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북한으로서도 대화에 응할 유인은 충분하다는 분석입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이 내놓은 메시지의 수위에 주목했습니다.

한미 연합훈련 실시 전에는 외무성 대변인 이름으로 비난 담화를 내놓은 것에 비해 실시 후에는 그보다 낮은 통신사 논평으로 격을 내렸고, 이는 훈련 개시와 함께 점차 수위를 높여가는 기존의 흐름과는 차이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이 같은 태도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메시지를 인지한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속도조절을 한 것으로 보면서, 대화에 응할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려는 차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미 양측 간 소통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형식적 비난만 내놓은 것일 가능성과 함께, 실제 교감은 없었더라도 미국의 유화 신호를 확인한 북한이 분위기를 깨지 않는 수준으로 대응 수위를 관리 중이라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미북 대화가 진전되는 가운데 한국이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한국과 충분한 조율 없이 연합훈련을 축소하고 김정은과 직접 협상에 나선다면, 북한은 서울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보다 미국과 직접 협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북대화가 재개되더라도 남북관계는 오히려 정체되는 한편,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영향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 연구위원은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관련해 한국이 충분한 협의를 통해 조정하는 모습을 대외적으로 보여줘야 하며, 훈련 축소가 미국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양측이 안보환경과 대북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동으로 조정한 결과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조한범 석좌연구위원도 미북 대화 재개가 한국에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협상이 재개됐을 때 미국이 북핵이나 ‘두 국가론’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이뤄진다면 한국 정부에는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현 한국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관련해 양측이 협의한 결과라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조현 한국 외교부 장관: 한국 국방부 장관이 미국 측과 SNS 발언 이후에 긴밀하게 협의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방장관이 함께 협의했기 때문에 일방적 통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 장관은 미북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새로운 국면 전환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고,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미국 측과 긴밀하게 협의를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미북 대화 국면에서 한국이 배제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즉각적으로 미국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서 대처하고, 한미동맹이 약화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이현주